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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부터 충전 로봇, 수소 도시까지…‘수소 생태계’ 그리는 현대차

중앙일보

2026.11.04 00:57 2026.11.04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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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기자가 동승해 주행해본 현대차 25.5t 수소전기 덤프트럭 '더 뉴 엑시언트' 모습. 나상현 기자

4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기자가 동승해 주행해본 현대차 25.5t 수소전기 덤프트럭 '더 뉴 엑시언트' 모습. 나상현 기자

현대차의 25.5t 수소전기 덤프트럭 ‘더 뉴 엑시언트’에 시동이 걸리자 ‘우웅’하는 수소차 특유의 작은 가동음만이 차내에 울려 퍼졌다. 일반적으로 디젤 트럭에서 들리는 투박한 엔진음이나 강한 진동은 느껴지지 않았다.

약 10분간 이뤄진 동승 주행 중에서도 순수전기차에 탄 듯한 정숙함이 유지됐다. 가속하거나 정지하는 과정에서도 흔들림이 거의 없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 트럭은 조용한 데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700㎞를 갈 수 있다”며 “완충에도 30분밖에 걸리지 않아 장거리 물류 운송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 수소 트럭은 현대차그룹이 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WHE) 2026’에서 선보인 수소 통합 솔루션의 한 축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수소 생산 인프라와 모빌리티, 그리고 도시·산업 생태계 구축 역량을 아우르는 수소 기술 비전을 내놨다.

4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WHE) 2026'에 참가한 현대차그룹 전시 부스. 사진 현대차

4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WHE) 2026'에 참가한 현대차그룹 전시 부스. 사진 현대차

우선 모빌리티 부문에선 ‘넥쏘’ 등 승용차뿐만 아니라 트럭·버스 등 상용차, 철도 기관차까지 아우르는 수소 모빌리티 솔루션을 공개했다. 특히 상용차의 장거리 주행 환경에 맞춰 내구성을 높인 연료전지 시스템, 차량에 이상 징후가 생겨도 멈추지 않고 실시간으로 진단을 받을 수 있는 블루링크 업타임 시스템 등도 선보였다.

수소차 자동 충전 로봇 ‘ACR-H’ 시연도 함께 이뤄졌다. 충전이 시작되자 비전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로봇 팔이 스스로 차량의 충전구 위치를 찾아낸 뒤 보호캡을 벗겨냈다. 뒤이어 충전기를 꽂아 수소를 충전하기 시작했고, 충전이 끝난 뒤엔 다시 원래대로 보호캡을 씌우고 제자리로 돌아갔다. 현대차 관계자는 “강풍이나 폭설 등의 기상 환경에서도 운전자가 밖으로 나오지 않고도 충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생산 부문에선 폐자원을 수소로 전환하는 ‘W2H(Waste-to-Hydrogen)’ 모델이 눈에 띄었다. 유기성 폐기물에서 발생한 바이오가스를 수소로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에서 다시 활용할 수 있도록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수소 생산·충전 복합시설인 ‘HTWO 에너지 청주’에서 W2H 모델을 구현하고 있다. 전남광주에서 실증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수소 생산 신기술인 ‘고분자전해질막(PEM) 수전해 모듈’도 이날 처음 공개됐다.

현대차그룹은 약 9조원을 투입해 조성하는 새만금 AI 밸리에도 수소 생태계 모델을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소, AI 데이터센터, 로봇 제조 공장, 도시 인프라 등을 연결하는 미래 수소 도시를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도시 생활형, 항만 물류형, 제조 산업형 등 지역 특성에 따라 수소 생산·활용 방식을 다양화하는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와 한국수소연합 공동 주최로 오는 6일까지 열리는 WHE는 ‘수소, 시장으로 나아가다: 사업성 있는 프로젝트를 현실로’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현대차그룹·코오롱인더스트리·범한퓨얼셀 등 한국 기업들을 비롯해 12개국 197개 기업이 참가했다. 이날 열린 개막식엔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2차관, 이종배 국회 수소경제포럼 공동대표, 이바나 제멜코바 수소위원회 최고경영자(CEO)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제멜코바 CEO는 “한국은 확실히 수소 모빌리티에 있어 개척자였고, 굉장히 강력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 한국에 올 때마다 공급망을 보고 놀라곤 한다”며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배웠던 것을 활용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나상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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