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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크 품은 론자, 공장보다 기술 산다…CDMO ‘영토 확장’ 가속

중앙일보

2026.11.04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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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바젤에 있는 론자 본사 외관. 로이터=연합뉴스

스위스 바젤에 있는 론자 본사 외관. 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이 공장을 인수하며 첨단기술과 전문인력 확보에 나섰다. 항체약물접합체(ADC), 유전자치료제, 비만치료제 등 신약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생산 규모뿐 아니라 제조 전문성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CDMO 매출 세계 1위인 스위스 론자는 3일(현지시간) 독일 머크의 미국 생산시설 5곳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인수 금액은 1억~6억 스위스프랑(약 1600억~9800억원)의 중간 수준으로 거래는 내년 중반 완료될 예정이다. 인수를 마치면 론자의 미국 사업장은 4곳에서 9곳으로 늘고, 전문 인력 1100여명이 합류한다.

론자가 눈여겨본 것은 첨단 제조기술이다. 독일 머크의 세인트루이스 공장 인수로 ADC 제조에 필수적인 접합 기술을 갖추게 됐다. 유전자치료제의 치료 물질을 세포 안으로 운반하는 바이러스 벡터와 약물을 감싸 몸속에 전달하는 지질나노입자(LNP) 생산시설도 이번 거래에 포함됐다.

인수 사업의 2028년 예상 매출은 2억5000만 스위스프랑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65억3100만 스위스프랑)의 약 3.8%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투자은행 윌리엄블레어는 이번 거래가 론자의 고성장 분야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머크의 항암제 접합 기술이 론자의 기존 스위스 ADC 생산시설과 상승효과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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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키우기 넘어 첨단기술 경쟁으로

인천 송도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김경록 기자

인천 송도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김경록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첨단 제조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스위스 펩타이드 전문 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를 14억6000만 스위스프랑에 인수하기 위한 공개매수를 마치고, 각국 규제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펩타이드는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을 휩쓴 ‘위고비’, ‘마운자로’ 등의 핵심 원료로 쓰인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영국 GSK의 미국 생산시설을 약 3억5000만 달러에 인수해 기존 물량과 전문 인력 500여명을 넘겨받았다.

이들 기업의 사업 영역 확대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생산 전략 변화와 맞물려 있다. 미국 제약 전문매체 피어스파마는 “CDMO 기업들이 생산 거점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반면 대형 제약사들은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조 공정이 복잡한 신약이 늘면서 외주 생산 수요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이 올해부터 2033년까지 연평균 7.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CDMO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공장을 짓는 부담을 줄이고 신약 개발 실패에 따른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어 외주 생산을 늘리고 있다”며 “전문 업체의 기술과 경험이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경([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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