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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블루 웨이브’에 아시아 증시 출렁…데이터센터 투자 제동 걸리나

중앙일보

2026.11.04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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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미국 중간선거 중계 영상과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5.01포인트(0.62%) 오른 5683.80, 코스닥은 10.56포인트(1.50%) 오른 714.95로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4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미국 중간선거 중계 영상과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5.01포인트(0.62%) 오른 5683.80, 코스닥은 10.56포인트(1.50%) 오른 714.95로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미국 중간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압승하며 ‘블루 웨이브(민주당의 상징색에서 유래한 파란 물결)’가 증시를 덮쳤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우려에 코스피와 일본 닛케이지수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급등락을 거듭했다. 시장의 관심은 미국의 규제 움직임이 실제 AI 투자 축소로 이어질지에 쏠린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62% 오른 5683.80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5828선까지 올랐지만, 미국 중간선거 개표에서 민주당의 상·하원 동시 장악이 가시화하자 하락세로 돌아섰다. 장중 한때 5421선까지 밀리며 4% 넘게 떨어졌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만회했다. 코스닥지수도 1.50% 오른 714.95에 마감했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에도 기관과 개인이 지수를 떠받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5020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1442억원, 1조136억원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장중 각각 4%, 6% 넘게 밀렸다가 하락 폭을 줄여 0.68%, 0.14% 내린 채 거래를 마쳤다.

아시아 증시도 함께 출렁였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장중 5% 가까이 급락했지만, 오후 들어 반등해 1.42%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일본 반도체 관련주인 키옥시아홀딩스와 다이요유덴은 장중 한때 각각 15% 급락했다. 대만 가권지수도 전장 대비 0.83% 밀려 마감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하드웨어 상당 부분을 동아시아가 공급하는 만큼 민주당의 AI 규제 강화 가능성이 한국·일본·대만 증시를 강타했다고 분석했다. 프라샨트 뉴나하 TD증권 선임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민주당의 압승으로 AI 기업에 대한 규제·감독이 강화되고, 정치적 교착 가능성도 커졌다”고 말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투자가 집중된 미국 주요 주의 선거 결과가 변수로 떠올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텍사스에 이어 조지아와 오하이오 주지사 선거에서도 데이터센터 규제에 적극적인 민주당 후보들의 승리가 예상됐다. 이들 지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 인허가 강화와 전력망 확충 비용의 개발기업 부담 등이 쟁점이다. 정책자문업체 비컨폴리시어드바이저스는 이번 주지사 선거 10곳의 결과가 총 2조500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하이오 상원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 셰러드 브라운 전 상원의원이 공화당 존 허스테드 현 의원의 AI 데이터센터 지원 정책 등을 비판하며 선거를 치렀고, 상원 복귀에 성공했다.

규제가 현실화하면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 수요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톰 오를릭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금융투자협회 웨비나에서 “이미 진행 중인 주문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미래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AI 투자 확대 흐름 자체는 이어질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도 “규제가 AI 투자 전체를 위축시키기보다는 신규 프로젝트의 비용과 투자 일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투자자들은 기술주 재매수 기회도 엿보고 있다. 조지 에프스타토풀로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에 “중간선거는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주가 사이의 괴리가 커진 업종에 투자자들이 다시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지금은 기술주로 점진적으로 투자 방향을 전환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불확실성 해소에 무게를 두며 선거 충격이 단기에 그칠 가능성에 주목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선거 국면 특유의 막연한 정치적 불확실성과 극단적 변동성은 진정될 것”이라며 “선거 결과가 지수 전반에 미치는 충격은 1~2일 내 소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상영 상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를 수용하고 민주당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혀 선거 불복에 따른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실제 데이터센터 건설 금지가 아닌 비용 분담에 초점을 맞춘다면 반도체 낙폭은 과도하다”며 “코스피 5200선(선행 주가순자산비율 1배 수준) 전후에서 지지력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유미.장서윤([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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