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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최초 ‘연 10만 대’ 눈 앞…3040은 왜 테슬라에 꽂혔나

중앙일보

2026.11.04 02:39 2026.11.04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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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지난달 '하늘을 나는 전기 스포츠카' 신형 로드스터를 공개했다. 사진 테슬라

테슬라는 지난달 '하늘을 나는 전기 스포츠카' 신형 로드스터를 공개했다. 사진 테슬라

테슬라가 수입차 브랜드 중 처음으로 국내 연간 판매량 10만대 돌파를 눈앞에 뒀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성장세가 주춤하지만, 국내에서는 가격 경쟁력과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기대감, 높은 브랜드 선호도 등을 바탕으로 유독 큰 인기를 끌고 있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9165대가 팔려 지난 2월부터 9개월 연속 수입차 판매 1위를 지켰다. 지난 9월(1만2372대)보다 25.9% 감소했지만, 올해 1~10월 누적 등록 대수가 9만831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 늘었다. 테슬라의 ‘한반도 질주’는 글로벌 판매 흐름과도 대조적이다. 테슬라의 올 3분기 글로벌 차량 인도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줄었는데, 국내에선 오히려 35.3% 증가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테슬라가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을 휩쓸기 시작한 건 중국 상하이공장에서 생산된 ‘모델Y’가 들어오면서다. 김한솔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무역장벽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한국은 수출 여건이 유리하다”며 “테슬라가 상하이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한국에 공급하기 수월했고 가격 책정도 전략적으로 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들은 차량 운행 경험에 대한 피드백이 적극적이라 테슬라 입장에선 데이터 확보를 위해 가격을 낮춰서라도 한국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돼 한국에 들어온 '모델Y'. 중앙포토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돼 한국에 들어온 '모델Y'. 중앙포토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테슬라 열풍의 중심엔 30·40대가 있다. KAIDA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테슬라 신규 등록 차량 가운데 40대 구매자가 2만6134대(29.3%), 30대가 2만5327대(28.4%)로 두 연령층이 전체의 57.7%를 차지했다. 테슬라 신규 등록 차량 10대 중 약 6대가 30·40대인 셈이다.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30·40대에게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차량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점도 테슬라의 매력으로 작용했다. 이항구 남서울대 특임교수는 “언젠가 중국산 테슬라도 ‘풀 셀프 드라이빙(FSD)’ 기능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구매에 큰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지난달 중국산 차량에도 FSD를 허용해달라는 취지로 국토교통부에 기술특례를 신청했다.

테슬라의 약진은 국내 자동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기아가 내수 시장의 70~80%를 차지했던 것 자체가 선진국에선 드문 사례”라며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다양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테슬라에 치이고, 중국 전기차에 밀리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비야디(BYD)는 지난달 국내에서 1594대를 판매해 메르세데스-벤츠(6744대), BMW(5633대), 볼보(1682대)에 이어 수입차 브랜드 판매 5위에 올랐다. 내년에는 장안차·체리 등 중국 업체들의 국내 진출도 예정돼있다.

‘서비스’를 방패로 내세우지만 이것만으론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지난달 29일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테슬라나 중국 업체에 맞서 차량 할부경쟁력을 제고하고 서비스 네트워크 기반의 전기차 고객 케어를 차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할부금융은 가장 기초적인 대응 방법이다. 중국 전기차는 보조금을 받지 않아도 가격 경쟁력이 높은데 할부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57%로 2019년보다 16.7%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중국의 세계 전기차 수출 점유율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2030년엔 한국 전기차수출액 중 약 2조2000억원이 경쟁 위험에 노출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국내 전기차 생산 기반 확대를 위해 국내생산세액공제 등의 정책 지원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석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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