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 치는데 경기를”…15세 태국 골프 유망주, 벼락 맞아 사망
중앙일보
2026.11.04 06:18
2026.11.04 12:33
태국의 골프 유망주 에야바린 프라둡야트(15). 사진 에야바린 어머니 페이스북 캡처
태국의 15세 골프 유망주가 주니어 대회 도중 벼락에 맞아 숨졌다. 유족들은 악천후에도 경기가 계속됐다며 주최 측의 안전관리 문제를 제기했다.
3일(현지시간) 방콕포스트와 더네이션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태국 주니어 골프 선수 에야바린 프라둡야트(15·여)는 지난 1일 오후 4시쯤 차층사오주 방남프리아오 지역의 한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했다가 벼락에 맞았다.
사고 당시 에야바린은 11번 홀 부근에서 경기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함께 있던 31세 여성 캐디도 벼락에 맞아 다쳤다.
에야바린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았다. 구조대의 응급조치로 심장박동이 돌아왔지만 병원으로 이송된 뒤에도 위중한 상태가 이어졌고, 결국 이튿날인 2일 숨졌다. 캐디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유족들은 주최 측이 낙뢰 위험에도 경기를 제때 중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에야바린의 어머니 나차(49)는 사고 당일 오후 3시쯤 골프장 인근에 벼락이 떨어진 뒤에도 경기가 계속됐다고 밝혔다. 이후 번개가 여러 차례 치고 비가 내렸지만 선수들에게 경기 중단 지시가 내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차는 큰 천둥소리와 함께 폭우가 쏟아진 뒤에야 주최 측이 경기를 중단하고 선수들을 복귀시켰다고 설명했다.
에야바린의 할머니도 사고 전 이미 두 차례 벼락이 쳤다며 주최 측의 대응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골프장에 구급차가 대기하지 않아 손녀를 병원으로 옮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주장했다.
에야바린은 사고 이후 여러 차례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밤새 치료를 이어갔다. 당시 미얀마에서 근무하던 아버지는 소식을 듣고 급히 귀국해 이튿날 아침 병원에서 딸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나차는 SNS를 통해 골프장과 대회 주최 측에 낙뢰 사고 예방과 신속한 응급 대응을 위한 안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논란이 일자 대회 주최 측은 유족에게 애도를 표하고 골프장 측과 함께 사고 경위와 현장 대응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7일 예정됐던 대회 3라운드도 연기했다.
한편 에야바린은 태국학생골프연합(TSGU) 등록 선수로, 지난 3월 주니어 아시안 투어 2026 개막전 여자 클래스 B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했다. 촌부리주 대표팀 예비 선수로도 선발되는 등 주목받던 유망주였다.
현예슬([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