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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입지 마라” 금지령 내린 리비아 종교기관, 무슨 일

중앙일보

2026.11.04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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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나이키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북아프리카 리비아의 이슬람 종교기관이 미국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로고가 다신교를 상징한다며 해당 로고가 새겨진 의류의 구매와 판매, 착용을 금지하는 종교적 판단을 내렸다.

3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리비아 현지 매체 리비아 옵서버 등에 따르면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이슬람 종교기관 다르 알 이프타는 최근 나이키 제품에 관한 제6697호 ‘파트와(fatwa)’를 발표했다. 파트와는 이슬람 율법에 대한 종교적 해석이나 판단을 뜻한다.

다르 알 이프타는 나이키라는 브랜드명이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승리의 여신 니케(Nike)에서 유래했고, 나이키의 상징인 곡선 형태의 ‘스우시(Swoosh)’ 로고 역시 니케의 날개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로고가 새겨진 옷을 입는 것은 여러 신을 숭배하는 다신교와 관련된 상징을 드러내고 조장하는 행위라며 이슬람 교리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다르 알 이프타는 나이키가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기업이라고 주장하며 불매운동도 촉구했다. 이 기관은 2023년 11월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서방 기업의 제품을 불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파트와는 리비아의 최고 이슬람 율법학자인 사디크 알가리아니의 승인을 받았다.

다만 이번 결정이 리비아 정부의 공식적인 제품 판매·착용 금지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파트와는 종교적 판단으로 법적 강제력이 없으며, 이를 따르지 않는 사람에 대한 처벌 규정도 없다.

다르 알 이프타는 리비아 서부 트리폴리에 기반을 둔 종교기관이다. 리비아는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 이후 동부와 서부로 정치적 권력이 나뉘어 있어 해당 기관의 판단이 국가 전체에 법적 효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다만 종교적 판단은 현지 사회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관이 해외 브랜드의 상징을 문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프랑스 명품 보석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의 네 잎 클로버 디자인이 기독교 신앙과 행운에 대한 믿음에 연관돼 있다며 해당 문양이 들어간 보석과 시계의 착용을 금지하는 종교적 판단을 내렸다.

이번 결정에 대한 현지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는 종교기관의 판단을 지지했지만, 다른 이들은 리비아가 직면한 정치·경제적 문제에 비해 중요성이 떨어지는 사안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BBC는 전했다.

나이키는 리비아에 공식 매장을 운영하지 않지만 현지 스포츠용품 판매점을 통해 제품이 유통되고 있다.



현예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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