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용준 기자] 이변은 없었다. 이번에도 호랑이가 사자를 무자비하게 때려잡았다.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라이온이 보여줬던 돌풍과 선전 역시 지나간 추억이 됐을 뿐이다. 젠지가 압도적인 체급과 한 수 위의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라이온을 셧아웃으로 요리하고 3년 연속 롤드컵 4강 무대에 올랐다.
젠지는 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앨런 크레딧 유니언 오브 텍사스 이벤트 센터에서 열린 '2026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8강 녹아웃 스테이지 라이온과 경기에서 선수 전원의 고른 활약과 세트 스코어 3-0 완승을 거두고 대망의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스위스 스테이지에 이어 토너먼트 무대에서 다시 만난 라이온을 상대로 단 한 세트도 허용하지 않으며 양 팀 간의 현격한 실력 차를 여실히 증명했다.
이로써 3년 연속 4강행에 성공한 젠지는 오는 8일 스위스 스테이지 개막전 상대였던 중국의 인빅터스 게이밍(IG)을 만나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IG는 8년 만의 결승 진출을 노리며 거세게 치고 올라오는 상황. 젠지 역시 이번 경기를 승리로 장식할 경우, 젠지 리브랜딩 이후 최초이자 전신 삼성 시절을 포함해 2017년 이후 무려 9년 만의 결승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타진하게 된다. 홈팬들의 열렬한 함성과 절대적인 지지를 업고 반격을 노렸던 라이온은 젠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이번 롤드컵 여정의 최종 마침표를 찍었다.
첫 경기인 1세트부터 젠지의 정교한 상체 설계와 유기적인 움직임이 빛을 발했다. 초반 봇 교전에서 라이온이 득점하며 잠시 기선을 제압하는 듯했으나, 젠지는 곧바로 당황하지 않고 시선을 상체로 돌려 집요하게 탑을 후벼 파며 상대 잭스를 완벽하게 고립시켰다.
라이엇 게임즈 플리커.
라이엇 게임즈 플리커.
정글과 탑의 촘촘하고 유기적인 연계 플레이로 잭스를 지속해서 공략한 젠지는 스노우볼을 굴려 주도권을 장악했다. 과성장한 올라프와 키아나의 막강한 화력을 앞세워 한타 구도를 완전히 지배한 젠지는 라이온의 거센 반격을 노련하게 받아넘겼고, 바론 버스트 이후 벌어진 대규모 교전에서 대승을 거두며 32분 만에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이어진 2세트에서는 라이온이 레드 진영의 첫 번째 선택권을 적극 활용해 멜과 파이크를 조합한 고유의 타임어택 승부수를 띄우며 거세게 변수를 창출하려 했으나, 젠지의 철통같은 단단한 운영 벽에 완전히 가로막혔다. 초반 봇 라인전 교전에서 상대의 날카로운 노림수를 깔끔하게 흘려내며 퍼스트 블러드를 챙긴 젠지는, 이어진 첫 드래곤 경합 타이밍에도 기가 막힌 스틸에 성공하며 협곡 전체의 주도권을 완전히 틀어쥐었다.
사이온의 든든한 탱킹력과 애쉬-세라핀 봇 듀오의 안정적인 원거리 딜링 및 유틸리티 지원이 삼박자를 이루며 라이온의 공세를 원천 차단했고, 결국 단 26분 32초 만에 킬 스코어 22-6이라는 압도적인 차이로 세트를 매듭지었다.
마지막 3세트에서 벼랑 끝에 몰린 라이온은 갱플랭크를 꺼내 들며 탑 지역에서 승부수를 던져 카운터를 노렸으나, 젠지의 빈틈없는 유기적인 로밍과 정글 갱킹에 가로막혀 초반부터 갱플랭크가 거듭 쓰러지며 순식간에 골드 격차가 벌어졌다.
라이엇 게임즈 플리커.
라이엇 게임즈 플리커.
중반 이후 라이온이 트런들과 알리스타의 단단한 탱킹력을 앞세워 필사적인 한타 반격으로 일시적인 주도권을 쥐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했으나, 젠지의 노련한 대처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승패를 가르는 영혼이 걸린 중대한 드래곤 대치전에서 상대의 무리한 진입을 완벽하게 받아치며 에이스를 띄웠고, 착실하게 성장을 마친 '룰러' 박재혁의 자야가 한타 구도마다 폭발적인 화력을 뿜어내 결국 3-0 셧아웃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