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지형 바뀌어도 물가·금리 부담 지속 일부 수치상 개선…소비자 체감경기 괴리 관세·개스값·주거비 안정까진 장시간 필요 정치권 대립 심화 땐 추가 셧다운 우려도
중간선거 후에도 민생 경제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LA다운타운에서 바라본 한인타운 모습.
“이제 곧 안정이 이뤄질 겁니다.”
4일 아침 민주당 중진 척 슈머 상원의원이 중간선거 결과를 두고 강조한 말이다. 개스값과 높은 식료품 가격을 곧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시한 것이다.
하지만 경제와 외교 전문가들에 따르면 체감경기가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룬다.
전문가들은 의회를 포함한 정치적 권력 구도가 바뀌더라도 높은 인플레와 대출금리, 관세 부담 등 가계경제를 압박하는 구조적 요인이 단기간 내에 해소되지 않는다는 역사적인 현실을 이유로 들었다.
특히 경제가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과 소비자들이 실제 생활에서 느끼는 경제 상황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성원 로욜라 매리마운트대 교수는 수치상으로는 개선이 일부 있겠지만 걸리는 시간을 확신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손 교수는 “최근 70년 동안 여러 통계 자료를 보면 선거 다음해에는 평균 3.5%의 성장이 있었지만 중간값으로 보면 편화폭은 사실 없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결국 경기 개선이 내년에 이뤄질 것이라고 단정적인 기대를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올해 연말과 내년 초 채권과 주식시장이 반짝 상승을 경험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전반적인 경기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고 전했다.
의회 권력 변화로 통상 관련 정책 변화가 예상된다는 전망도 있지만 실제 꽤나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앨리슨 스미스 외교협회(CFR) 수석연구원은 4일 포춘지와의 인터뷰에서 “관세가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대통령의 통상정책 권한과 관세 수입에 대한 정부의 의존도 등을 고려하면 기존 관세를 단기간에 철회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의 수입품과 생활필수품 가격 부담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회계·컨설팅업체 RSM의 조 브루수엘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과거의 저물가·저금리 환경에서 벗어나 구조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에너지 공급 불안과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 자금 수요 증가 등이 물가와 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 성장세가 유지되더라도 주택 구매자와 대출 이용자들의 금융비용 부담은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다면 치솟은 개스값이라도 당장 안정세를 보일까.
카라 레이놀즈 아메리칸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이 종료되더라도 손상된 석유 생산시설을 복구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에너지 가격이 즉각 안정되기는 어렵다”며 “이는 관련 업계의 일관된 분석”이라고 전했다.
주거비 부담도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해리 홀저 조지타운대 교수는 높은 주택 건설비용과 공급 부족을 지적하면서 규제 완화와 주택 공급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이러한 정책이 실제 주거비 인하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정치적 불확실성도 경제 회복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브라이언 제이컵슨 아넥스웰스매니지먼트 수석 경제전략가는 “선거 이후 의회와 행정부 간 대립이 심화할 경우 예산 협상과 경제정책 추진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12월 11일 연방정부 예산 시한을 앞두고 정치적 대결로 인한 추가 셧다운 가능성도 제기했다.
최근 경제지표도 이런 불안한 전망을 뒷받침한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3.4%를 기록했지만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3.6%에 달했다. 가계 저축률도 3.8%로 4년 만의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선거 이후 경제가 회복 성장을 이어가더라도 그 효과가 서민들의 살림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