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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LIV 골프, 핵심 투자사도 발 뺐다…4200억 투자계획 전격 철회

중앙일보

2026.11.0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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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도중 곤혹스런 표정을 짓는 LIV 골프 주축 선수 필 미컬슨. 로이터=연합뉴스

기자회견 도중 곤혹스런 표정을 짓는 LIV 골프 주축 선수 필 미컬슨. 로이터=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천문학적 ‘오일 머니’를 등에 업고 세계 골프계를 흔들었던 LIV 골프가 벼랑 끝에 섰다. 대회 존속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던 글로벌 사모펀드의 투자 유치마저 최종 무산되면서 미국 법원의 파산 심리대에 오르는 처지가 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이하 현지시간)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BC 파트너스가 LIV 골프 재출범을 위해 추진하던 최대 3억달러(약 42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LIV 골프는 PIF의 자금줄이 마르자 강도 높은 재무 구조조정을 거쳐 ‘LIV 2.0’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수익형 리그로 새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외부 투자 유치를 적극 추진했다.

BC 파트너스가 막판에 발을 뺀 건 스타들의 연쇄 이탈이 결정적이었다. 욘 람, 세르히오 가르시아 등 리그 간판급 선수들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복귀를 포함한 타 리그 이적을 타진하면서 당초 30~40명 수준으로 운영하려던 선수단 규모가 15명 안팎까지 쪼그라들었다.

LIV 골프 CEO 스캇 오닐. AP=연합뉴스

LIV 골프 CEO 스캇 오닐. AP=연합뉴스

마지막까지 협상을 이어오던 브라이슨 디섐보, 캐머런 스미스, 호아킨 니만, 더스틴 존슨 등 10명 안팎의 선수들이 서명을 미루고 버티자 선수단 구성이 불투명해지며 중계권, 스폰서십 등 수익 모델 전체가 무너져 내렸다. 관련해 LIV 골프 내부 관계자는 “선수들에게 지급되어야 할 계약금과 출전 수당, 팀 운영비 등이 수개월째 체납되는 등 내부 재정은 이미 올 상반기부터 불능 상태였다”면서 “수뇌부는 이미 내부적으로 사업 정리 수순을 밟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BC 파트너스가 투자 철회를 전격 결정한 배경에 PIF와의 주도권 싸움 문제가 포함돼 있다”면서 “막대한 초기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PIF가 최소 수익 보장 요구, 경영권 지분 방어 등 무리한 요구를 거듭했다”고 보도했다. PIF가 지난 2021년 LIV 골프를 론칭한 이후 쏟아부은 돈은 60억 달러(약 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디애슬레틱은 “협상 막바지에 BC 파트너스 투자심의위원회가 ‘선수 라인업 보장이 없는 상태에서의 투자는 배임에 가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면서 “심의의 전원 찬성으로 거부권 행사를 결정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LIV 골프 측은 여전히 리그 운영을 지속한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로이터 통신은 “LIV 골프가 5일 미국 뉴저지주 트렌턴 파산법원에서 열리는 법정 심리에 출석할 예정”이라면서 “2027시즌 정상 개최가 아니라 리그 법인의 정산 및 청산 절차를 논의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성호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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