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다가오면서 낮이 짧아지고 어둠이 일찍 찾아오고 있다. 이맘때 기분이 가라앉고 무기력함이 계속된다면 계절성 우울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아침에 충분한 빛을 쬐고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계절성 정동장애(SAD)는 주로 가을과 겨울에 우울 증상이 나타났다가 봄이나 여름에 호전되는 질환이다. 지속적인 우울감과 무기력증뿐 아니라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 의사결정의 어려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흔하며, 일부는 가벼운 증상만 겪기도 한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햇빛이 뇌의 각성과 기분 조절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눈에는 빛의 특정 파장인 청색광을 감지해 뇌에 신호를 보내는 세포가 있다. 햇빛에 포함된 청색광은 뇌의 각성 기능을 활성화하고 기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피츠버그대학교 연구진은 계절성 우울증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청색광에 대한 눈의 반응이 약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겨울철에 이러한 차이가 두드러져 빛에 대한 민감도가 우울 증상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대표적인 치료법은 아침에 강한 인공조명을 쬐는 광선치료다. 미국 예일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약 1만 럭스(lux) 밝기의 치료용 조명을 매일 아침 30분 정도 사용하는 방식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반적인 실내조명보다 약 20배 밝은 수준으로, 가벼운 겨울철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에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 가운데는 밝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치료용 조명은 약 50달러부터 400달러 이상까지 가격 차이가 크며, 사용 전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
광선치료 외에도 항우울제와 인지행동치료가 활용된다. 인지행동치료는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바꾸고 일상 활동을 회복하도록 돕는 방법이다. 미국 버몬트대학교 연구진은 이러한 치료가 장기적으로 증상 재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규칙적인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며, 흐린 날에도 밖으로 나가 산책하는 것이 좋다. 친구와 만나거나 즐길 수 있는 활동을 계획하는 것도 무기력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우울감이 오래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계절성 우울증은 적절한 치료와 생활습관 관리를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