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 위기에 몰린 LIV 골프. PIF의 자금 지원이 끊긴 데 이어 글로벌 사모펀드의 투자 유치마저 끝내 무산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천문학적인 ‘오일 머니’를 등에 업고 세계 골프계를 뒤흔들었던 LIV 골프가 종말을 맞을 전망이다. 리그 존속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던 글로벌 사모펀드의 투자 유치마저 최종 무산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이하 현지시간)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BC 파트너스가 LIV 골프 재출범을 위해 추진하던 최대 3억 달러(약 42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PIF는 지난 4월 LIV 골프에 대한 자금 지원을 끊겠다고 발표했다. 돈줄이 마른 LIV 골프는 9월 미국 연방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선수들이 지분 과반을 갖는 ‘LIV 2.0’으로 새 출발한다는 구조조정 계획을 세웠다. BC 파트너스의 투자는 그 계획의 핵심이었다.
BC 파트너스가 막판에 발을 뺀 결정적 이유는 선수들의 연쇄 이탈이다. 2027시즌부터 LIV 선수들의 DP월드투어 출전이 막힌다는 발표가 나오자, 존 람·세르히오 가르시아·티럴 해턴·이언 폴터 등 간판급 선수들이 줄줄이 LIV를 떠났다. 당초 30~40명으로 꾸리려던 선수단은 15명 안팎으로 쪼그라들었다. 남은 선수들도 지인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LIV는 끝났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 미컬슨. [로이터=연합뉴스]
마지막까지 협상 테이블에 남아 있던 브라이슨 디섐보·캐머런 스미스·호아킨 니만·더스틴 존슨 등 거물들도 끝내 서명하지 않았다. LIV 골프의 한 내부 관계자는 “선수들에게 줘야 할 계약금·출전 수당·팀 운영비 등이 몇 달째 밀리는 등 재정은 이미 올해 상반기부터 마비 상태였다”며 “수뇌부는 내부적으로 사업 정리 수순을 밟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BC 파트너스의 투자 철회 배경엔 PIF와의 주도권 싸움도 있다”며 “막대한 초기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PIF가 최소 수익 보장·경영권 지분 방어 등 무리한 요구를 거듭했다”고 보도했다. PIF가 2021년 LIV 골프를 출범시킨 뒤 쏟아부은 돈은 60억 달러(약 8조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디애슬레틱은 “협상 막바지에 BC 파트너스 투자심의위원회에서 ‘선수 라인업 보장 없이 투자하는 건 배임에 가깝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위원 전원 찬성으로 투자 거부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LIV 골프가 5일 미국 뉴저지주 트렌턴 파산법원 심리에 출석할 예정”이라며 “2027시즌 개최가 아니라 리그 법인의 정산과 청산 절차를 논의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