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코인 과세 2년 또 유예…잃은 돈, 3년간 세금서 빼준다

중앙일보

2026.11.05 07:07 2026.11.05 12:2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정부가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2029년으로 2년 더 유예하기로 했다. 2020년 도입 결정 이후 네 번째 유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를 2029년 1월로 유예하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부에 과세 유예를 공식 요청했다.

가상자산 과세는 2020년 12월 소득세법 개정으로 도입됐다. 당초 2022년 시행 예정이었지만 과세 인프라 등의 미비를 이유로 2023년, 2025년, 2027년으로 시행 시기가 미뤄졌다. 이 부총리는 “과세 시행이 세 차례 미뤄진 데 이어 한 번 더 과세 유예를 말씀드리게 된 점을 무겁게 생각한다”며 “향후 2년의 준비 기간을 활용해 가상자산 과세가 2029년에는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전 연도 투자 손실을 이후 3년간 이월해 공제하는 ‘손실 이월공제’ 도입도 추진한다. 현행법상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은 연 25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22%(지방소득세 포함)를 과세하되 이전 연도 손실은 인정하지 않는다.

첫해 1000만원을 잃고 이듬해 1000만원을 벌면 합산 수익은 0원이지만, 165만원의 세금이 발생한다. 이월공제가 도입되면 이를 내지 않아도 된다. 정부는 전문가와 업계,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디지털자산 과세 민관합동 워킹그룹’을 구성해 내년 상반기까지 제도 개선안을 마련한다.

유예의 핵심 근거는 국내외 거래소 간 과세 형평성이다. 미국과의 가상자산 거래 정보 교환은 2029년 시작된다. 내년 과세를 시행하면 해외 거래소 이용자 소득은 파악하기 어려워 국내 거래소 이용자에게 세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 정부는 “해외보다 국내 시장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미국·일본·영국·독일 등은 이미 가상자산 소득에 과세하고 있다.

과세 시행을 불과 두 달 앞두고 일정표를 다시 제시한 것을 두고 준비가 소홀했다는 비판이 인다. 여론과 정치권 요구에 따라 조세정책이 번번이 뒤집히는 데 대한 지적도 함께다. 지난달 27일 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청년층의 반발 가능성 등이 유예 근거로 제시됐다. 주식과의 과세 형평성도 쟁점이다. 2023년 시행 예정이던 금융투자소득세는 한 차례 유예 뒤 2024년 12월 폐지됐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자본이득 과세의 기본 틀인 금투세 대체 입법을 먼저 마련해 구체적인 추진 일정을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가상자산 과세 체계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효성([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