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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엔 술자리 대신 오픈런”…2030 지갑 털어간 ‘득템 성지’

중앙일보

2026.11.05 12:00 2026.11.0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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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반차를 내고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을 찾은 직장인 김성은(28)씨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형형색색의 때수건과 마사지용품이었다. 평소 사우나를 즐긴다는 김씨는 최근 인스타그램 릴스에서 남대문시장 영상을 보고 호기심에 찾아왔다고 했다. 김씨는 “옥반지처럼 유행하는 다른 물건들도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며 “친구들에게 줄 선물까지 골랐다”고 말했다.

2030세대의 소비 무게 중심이 옮겨지고 있다. 늦은 밤 술자리는 줄고, 운동·건강식은 물론 사우나 등 휴식과 회복을 위한 소비가 늘고 있다. 온라인 쇼핑에 밀려 한때 젊은 층과 거리가 멀어졌던 전통시장도 새로운 '득템 명소'로 떠올랐다.

5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이 젊은 층을 비롯한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평일에도 붐비고 있다. 시장에는 때수건 등 다양한 목욕용품이 진열돼 있다. 박현주 기자.

5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이 젊은 층을 비롯한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평일에도 붐비고 있다. 시장에는 때수건 등 다양한 목욕용품이 진열돼 있다. 박현주 기자.


5일 삼성카드가 2023년부터 올해 9월까지 자사 회원(9월 말 기준 1223만명)의 카드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30세대의 남대문시장 생활용품 업종 이용건수는 지난해 1월 대비 올해 9월 14.8배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이용금액도 4.8배로 늘었다. SNS에선 ‘남대문시장 오픈런’, ‘핫플 3시간 코스’ 등 쇼핑 영상이 인기다. 독특한 입담으로 유명해진 ‘남대문 스카프 아저씨’와 옥반지를 활용한 ‘옥코어’ 패션도 화제다.

올해 9월 서울·경기 지역 2030세대의 사우나 이용금액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36% 증가했다. 7월(33%)과 8월(34%)에 이어 석 달 연속 30%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장년층의 문화로 여겨졌던 효소·쑥뜸도 관련 가맹점 이용건수가 지난해 1월 대비 올해 9월 2.6배로 늘었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늦은 밤 술자리는 시들해진 반면 운동 열기는 뜨거웠다. 2030세대의 심야시간(오후 10시~이튿날 오전 3시) 요식·주점 업종 1인당 이용건수는 2023년 1~9월 7.2건에서 올해 같은 기간 6.4건으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반면 올해 1~9월 2030세대의 스포츠 관련 업종 이용률은 19.7%로 40대 이상(14.3%)을 웃돌았다. 러닝 전문 매장 이용률은 3년 새 2.36배로 뛰었고, 1인당 지출액도 3만1000원 늘었다.

먹거리에서는 ‘당은 빼고 단백질은 채우는’ 소비가 두드러졌다. 2030세대는 40대 이상보다 샐러드·포케 등 건강식 전문점 이용률이 22% 높았고, 닭가슴살·단백질 식품 등을 파는 온라인몰 이용률은 87% 높았다. 편의점의 저당·제로·고단백 식품 이용률도 45% 높았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2030세대는 건강한 식단과 운동뿐 아니라 사우나·목욕 등 몸과 마음의 회복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며 “'리커버리노믹스(Recoverynomics·회복과 경제의 합성어)'의 확산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박현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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