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단독] 통상 주도권 다툼 국회로…정청래, 대미투자 외통위 동의권 추진

중앙일보

2026.11.05 12:00 2026.11.05 12:2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조현 외교부 장관이 지난 8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조현 외교부 장관이 지난 8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정부 내 외교부와 산업통상부의 통상 주도권 다툼이 국회로 옮겨 붙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미투자 사업에 대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사전 동의권을 신설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면서다.

5일 국회에 따르면 정 의원은 이런 내용의 ‘한·미전략투자법’ 개정안을 마련해 공동발의 의원을 모집하고 있다. 같은 당의 한정애 사무총장을 비롯해 박지원·맹성규 의원 등이 참여한 상태다.


현행법은 국가안보나 공급망 안정 등 불가피한 사유로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되지 않은 대미투자를 추진할 경우 미국과 협의를 개시하기 전에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한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대미투자 1호 사업 확정 과정에서도 정부는 재경위와 산자위를 대상으로 사전 보고를 진행했고, 외통위는 보고 대상이 아니었다. 개정안은 외통위에도 예외적 투자사업에 대한 사전 동의권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개정안은 제안이유에서 “외교부는 미국과의 정무적 접촉과 전략적 판단, 협의를 담당하는 주요 부처”라는 점을 강조했다. 대미투자가 산업·통상 현안을 넘어 한·미 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외통위도 미국과의 협의에 앞서 투자사업 추진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다. 정 의원은 지난달 6일 외통위 국정감사에서도 대미투자 1호 사업을 두고 “1호 투자부터 한·미전략투자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조현 외교부 장관은 “산업부에서 필요한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외통위의 사전 동의권 신설 움직임은 정부 내에서 이어져 온 외교부와 산업부 간 통상 주도권 갈등과도 맞닿아 있다. 2013년 통상교섭 기능이 외교부에서 산업부로 이관된 이후 양 부처의 주도권 다툼은 이어져왔다. 특히 최근 경제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외교와 통상의 경계가 허물어져 갈등도 한층 격화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도 통상 컨트롤타워 신설 등 조직개편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산업부의 반대로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진보 정권마다 반복되는 자주파·동맹파 갈등에 빗대 ‘통상파·동맹파’ 간 신경전이 그 못지 않다는 말까지 나온다.

부처 간 주도권 다툼 속에 빚어진 정보 칸막이 문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지적한 적도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국무회의에서 김정관 산업부 장관에게 “외교부나 안보실하고 구체적 내용을 사전에 협의하시라”고 주문했다. 김 장관의 방미를 계기로 체결된 한·미 조선협력 양해각서(MOU)의 문안이 외교부에 뒤늦게 전달된 사실 등이 당시 배경으로 거론됐다.



윤지원([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