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용준 기자] 치밀하게 파놓은 함정픽에 단단히 발목을 잡혔다. 3전 전승으로 스위스 스테이지를 통과한 디플러스 기아(DK)가 LPL 2번 시드 빌리빌리 게이밍(BLG)과의 8강 서전에서 날카롭게 파고든 비원딜 카시오페아와 갈리오의 변칙 카드에 밴픽 구도가 통째로 흔들렸고, '순' 펑리쉰이 잡은 나피리의 거친 공세에 유린당하며 뼈아픈 1패로 8강을 출발했다.
DK는 6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텍사스주 앨런 크레딧 유니언 오브 텍사스 이벤트 센터에서 열린 '2026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8강 녹아웃 스테이지 BLG와 1세트 경기에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수싸움에 속수무책으로 밀려나며 9-24로 완패했다.
이날 DK는 1세트 첫 번째 선택권을 선픽으로 행사했고, BLG가 블루 진영을 가져갔다. 레드 진영으로 진입한 DK는 키아나-렐-럼블-코르키-아칼리 순서로 진형을 꾸렸고, 블루 진영의 BLG는 노틸러스-나피리-암베사-카시오페아-갈리오로 맞불을 놨다. 밴픽 막바지 갈리오를 은밀하게 꺼내 든 BLG는 카시오페아를 비원딜 카드로 봇에 배치하는 포지션 스와프를 단행했다. 카시오페아로 통산 6전 전승을 거둔 '바이퍼' 박도현의 무기를 극대화하려는 고도의 승부수였다.
초반 협곡의 공방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난타전이었다. '루시드' 최용혁의 키아나가 아래쪽 강가 부시를 집요하게 파고들며 벌인 3대 3 교전에서 퍼스트 블러드를 쟁취, '바이퍼'의 카시오페아를 거꾸로 세웠으나 곧바로 반격에 나선 BLG의 공세에 '스매시' 신금재의 코르키가 쓰러지며 균형이 맞춰졌다.
미드 라인에서도 '나이트'의 갈리오가 '쇼메이커' 허수의 아칼리를 1대 1 매서운 일기토로 찍어 누르며 BLG가 미소 지었다. 곧이어 '시우' 전시우가 '빈' 천쩌빈의 암베사를 일대일로 완벽하게 제압하고, '루시드'의 날카로운 봇 갱킹이 '온' 러원쥔까지 잡아내며 DK가 거세게 응수했으나 BLG가 집요하게 첫 드래곤을 가로채며 흐름을 다잡았다.
라이엇 게임즈 플리커.
이후의 경기는 BLG의 노련한 판짜기에 DK의 진영이 찢어지는 양상으로 흘렀다. DK가 역전을 위해 미드 다이브를 시도했으나 '나이트'의 단단한 방어벽을 뚫지 못했고, BLG가 두 번째 드래곤마저 삼키며 스택을 차곡차곡 쌓아 올렸다. 상체 곳곳에서 치명적인 손실을 거듭한 DK는 전령 한타 교전에서도 1대 3이라는 뼈아픈 킬 교환 불균형을 떠안았다. 승기를 잡은 BLG는 '순'의 나피리를 최전선에 앞세워 전장을 거칠게 휘저으며 DK의 방어선을 철저하게 유린했다.
DK는 미드와 봇 1차 포탑을 과감하게 철거하며 격차를 좁히고자 안간힘을 썼으나, 중후반부에 접어든 한타 페이스에서 BLG의 폭발적인 화력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25분 봇 교전에서 '커리어' 오형석의 렐이 허를 찔려 끌려간 것을 시발점으로 '순'의 나피리가 매서운 트리플 킬을 폭발시키며 DK 진영을 농락했다. 29분 교전에서도 나피리의 날카로운 이빨이 또다시 트리플 데스로 농락당하며 승부의 추가 완전히 기울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