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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오늘 더욱 절실한 도산의 가르침

Los Angeles

2026.11.05 17:45 2026.11.05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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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현 시인·극작가

장소현 시인·극작가

매해 11월 9일은 ‘도산 안창호의 날’이다. 캘리포니아주 의회가 도산 안창호(1878∼1938) 선생을 기리기 위해, 선생의 생일을 가주 기념일로 선포한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날을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다.
 
미주 흥사단도 있고, ‘도산의 향기, 백년이 지나도 그대로’ 같은 훌륭한 책을 쓴 윤병욱 선생, 파차파(Pachappa) 캠프를 중심으로 도산의 독립운동과 삶을 연구하는 장태한 교수, 미주도산기념사업회 같은 단체도 있는데, 우리의 큰 스승에 대해 이렇게 무심하다니 참 서글프다. 아무쪼록 도산기념사업회가 추진하고 있는 미주도산기념관 사업이 계획대로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도산 선생은 미주 한인 사회의 정신적 큰 스승이시다. 연설이나 편지 등을 통해 남기신 좋은 말씀들은 우리 삶의 바른 길잡이가 되는 귀한 가르침들이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도산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겨 실천한다면 우리 사회가 한결 건강하고 아름다워질 텐데….
 
도산의 가르침은 흥사단의 4대 정신으로 일컬어지는 무실(務實), 역행(力行), 충의(忠義), 용감(勇敢)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실제 삶에서 성실, 정직, 실력 양성을 실천하라고 강조하셨다.
 
도산 선생의 가르침이 긴 생명력을 가지며 감동적인 까닭은 아주 쉬운 생활 언어로 사람 사는 기본 도리를 말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거짓말하지 말라, 사랑하라는 가르침이다.
 
도산 선생은 거짓말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거듭거듭 강조했다. 죽더라도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가르쳤다. 요즘처럼 온통 거짓말로 가득 차 어지러운 세상에 도산의 가르침은 정말 소중하다. 특히, 높은 자리에 앉아 정치하는 ‘놈’들이 귀담아 새겨들었으면 정말 좋겠다.
 
“죽더라도 거짓이 없으라. 농담으로라도 거짓말을 말아라. 꿈에라도 성실을 잃었거든 통회하라.”
 
“거짓이여! 너는 내 나라를 죽인 원수로구나. 군부의 원수는 불공대천이라 했으니, 내 평생에 죽어도 다시는 거짓말을 아니 하리라.”
 
사랑은 도산의 핵심 철학이다. 애기애타(愛己愛他)로 요약되는 도산의 사랑 사상은 물론 지금도 강한 생명력을 갖는다. 자신을 아끼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비로소 남(이웃, 타인)을 사랑하고, 더 나아가 사회와 나라와 인류를 사랑할 수 있다는 깊은 뜻이다.
 
“서로 사랑하면 살고, 서로 싸우면 죽는다.” “너도 사랑을 공부하고 나도 사랑을 공부하자. 남자도 여자도 우리 2000만 한민족은 서로 사랑하는 민족이 되자.”
 
도산 사상의 또 하나의 중요한 핵심은 ‘나’(주체)를 전면에 내세우는 혁신적 철학이다. 거창한 무력투쟁보다는 우리 민족 구성원 하나하나를 ‘나’라는 주인과 주체로 일깨워 독립과 통일 운동에 나서게 한 것이다. 그리고, 남을 탓하기 전에 스스로 실력을 갖춘 인물이 되기를 촉구하셨다.
 
“나 하나를 건전 인격으로 만드는 것이 우리 민족을 건전하게 하는 유일한 길이라.” “조국을 망하게 한 것은 이완용만이 아니다. 나도 그 책임자다. 자아 혁신만이 곧 독립하는 길이다.” “묻노니 여러분이여! 오늘 대한의 주인 되는 이 몇 분이나 되는가? 민족사회에 대하여 스스로 책임감 있는 이는 주인이요, 책임감 없는 이는 객이다.”
 
‘도산철학과 씨알철학’의 저자 박재순은 도산의 ‘나’철학이 유영모, 함석헌의 씨알사상으로 이어지는 생명철학이라고 설명한다. 도산철학은 그렇게 이어져, 오늘날 한층 밝은 빛을 발하고 있다는 말이다.
 
도산 선생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정신이 번쩍 든다.
 
“어떤 신이 무심중에 와서 내게 묻기를 ‘너는 무엇을 하느냐?’ 할 때에 ‘나는 아무것을 하노라’고 서슴지 않고 대답할 수 있게 하라.”

장소현 / 시인·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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