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나연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가능한 사랑’ 이창동 감독이 약 19년만에 배우 전도연과 재회한 소감과 호흡을 밝혔다.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 이창동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와 그의 아내 그리고 다큐멘터리 감독과 그녀의 남편,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만나 서로 다른 삶과 숨은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이날 이창동 감독은 오랜만에 전도연과 재회한 호감을 묻자 “전도연, 설경구 배우 두 사람 다 굉장히 오랜만에 다시 만났다. 설경구 씨와는 두 번 작업했고, 전도연씨는 ‘밀양’에서 한 번 했었다. ‘밀양’하고 19년~20년 됐다. 그때 영화 찍을때는 몇달 간 같이했지만 그 뒤에 20년 동안 되게 자주 만나고 그랬다. 그래서 사실 인간적으로 훨씬 더 가까워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시 만나서 작업할때는 처음에 만났을때 같은 어떤 뭔가를 해야한다는 강박, 이런게 많이 달라졌다. 나 자신도 그랬고, 그들도 그럴거다. 그러니까 그동안에 인간적으로 너무 친해져서 약간 형제, 친구같기도 하고 그런 사이가 돼 버렸다. 뭔가를 서로 부딪혀가면서 하는것보다는 오히려 서로 자연스럽게 그냥 받아들인다고 할까. 그런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그들 자신도 그렇고, 나도 처음 할때는 젊기도 했고 뭔가 잘해내야겠다는 부담도 있고 역할도 힘들었다. 스스로가 굉장히 자기와의 싸움에 더 치열하게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동안 많은 경험을 했고 나와의 관계도 되게 느슨해졌다. 서로 싸울래야 싸울힘도 없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말하면 더 자유로워졌다. 그 자유가 좋았고, 자유로움 속에서 (배우들이) 자기 인물로 카메라 앞에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게 즐거웠다. ‘연기 잘한다’보다 ‘참 잘 사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머릿속에 있는 그림을 얼마나 재현하느냐 이건 생각하지 않고 내가 그냥 미옥이라는 인물, 호석이라는 인물이 저런 인물이구나 발견해 가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이에 전도연이기때문에 발견한 미옥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묻자 이창동 감독은 “인물에 대해 미리 대화 하고 이야기 나누고 서로 이해하는 과정이 있었다. 예를들면 말이 많고 수다스럽다거나, 어떻게 보면 주책맞다거나. 쓸데없는 얘기도 많이 하니까. 그런 기본적인 것들도 있고 또 삶의 과정이 이 인물의 내면을 어떻게 만드느냐 이런 이야기도 있지만 사실 그건 구체성이 없는거다. 그냥 서로가 이해하는 인물에 대한 생각이나 관념이지. 그런데 막상 이게 어떤 구체적인 인물로 나타나는지는 해봐야 아는거고 나도 그걸 전도연이라는 배우를 통해서 느끼고 발견하는거니까 화면에 보여지는 모습들이 그런 요소들이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를들면 처음에 예지(조여정 분)하고 밖에서 만나서 얘기할때 몸을 기울여서 빨대로 음료를 마시지 않나. 그건 시나리오에도 없고 내가 하라고 얘기하지 않고 본인이 한거다. 그런 사소한 것들이 그 인물을 만들어가는거다. 그럴때 ‘연기잘하네’가 아니라 ‘미옥이가 저런 인물이네’라는걸 느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뷰④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