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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가는’ 머스크 빼고…美블루웨이브에 몸 낮추는 빅테크들 [팩플]

중앙일보

2026.11.05 21:59 2026.11.05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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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모습. 공화당 정치인을 후원 및 지지해왔던 그는 민주당 중간선거 압승 뒤 '우주 데이터센터'를 언급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모습. 공화당 정치인을 후원 및 지지해왔던 그는 민주당 중간선거 압승 뒤 '우주 데이터센터'를 언급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휩쓸자 인공지능(AI) 기업들은 ‘반(反) 데이터센터’ 역풍을 뚫기 위한 긴급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데이터센터로 인한 전기료와 물 걱정을 하는 주민은 물론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을 공약으로 내건 당선인까지 상대하게 되면서다.

구글과 오픈AI는 들끓는 지역 민심을 달래기 위해 선제적으로 몸을 한껏 낮췄다. 구글은 5일 와이오밍주에 지을 170억 달러(약 23조원) 규모 데이터센터의 전기료는 물론 전력망 확충 비용까지 직접 내겠다고 밝혔다. 재산세 감면마저 사양했다. 미국에 새로 짓는 데이터센터 부지와 건물에 붙는 재산세를 전액 내기로 하고, 지난달 미네소타주 허먼타운에 냈던 감면 신청도 자진 철회했다.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지역의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 지원과 직무 훈련을 위해 별도의 지역 기금을 투입하고, 주민 소통 전담 협의체를 꾸려 상생에 나서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같은 날 오픈AI가 내세운 데이터센터 입주 지역 지원 사례엔 아이들 밥값도 있었다.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 중인 조지아주 에핑엄카운티에선 지난 9월 오픈AI가 급식비를 보태면서 공립학교 학생 1만4000여 명 모두가 아침과 점심을 무료로 먹게 됐다. 다만 X 등 소셜미디어에선 이 지원이 ‘뇌물’ 같다는 반응도 나왔다. 오픈AI는 앞으로 데이터센터 사업을 접거나 줄이더라도 미리 송전선을 설치하는 데 든 비용이 전기료에 더해지지 않도록 보증을 서겠다고 했다.

지나 히노호사 텍사스 주지사 당선인이 지난 5일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지나 히노호사 텍사스 주지사 당선인이 지난 5일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AP=연합뉴스


현재 AI 기업들이 특히 뼈아픈 곳은 텍사스주다. 가동·건설 중인 데이터센터 전력 용량이 미국 최대인 이곳에서 민주당은 36년 만에 주지사를 배출하고 연방 상원 의석까지 따냈다. 지나 히노호사 주지사 당선인은 5일 CNN에서 “데이터센터가 싫은 게 아니다. 이들이 텍사스를 이용해 먹는 방식이 싫다”며 주민 보호 장치가 마련될 때까지 신규 사업 승인을 멈춰야 한다고 했다. 조지아주의 케이샤 랜스 보텀스 주지사 당선인도 선거 전 TV 토론에서 물 부족을 걱정하는 주민에게 신규 건설을 당분간 멈추겠다고 답했다.


순순히 백기 투항에 나선 기업만 있는 것은 아니다. 히노호사와 맞붙은 공화당의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를 지원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우주’를 거론했다. 트럼프 2기 출범 뒤 자신의 정치후원단체 등과 함께 공화당 후보 지원에 4억 달러(약 5400억원) 넘게 쏟아부은 그는 선거 이튿날인 4일 엑스(X)에 “지금 보니 우주 데이터센터가 꽤 매력적이다”라고 썼다. 민주당 정치인과 협상할 바엔 다른 길을 찾겠다는 것이다.

AI 비서 ‘뮤즈’의 흥행 속에 데이터센터 투자를 늘려온 메타의 디나 파월 매코믹 사장 겸 부회장도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 포럼에서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은 이제 데이터센터를 해외에 지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억울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매트 가먼 아마존웹서비스 CEO는 중간선거를 앞둔 지난달 지역 전기료 인상을 전부 데이터센터 탓으로 돌리는 건 “업계를 희생양으로 삼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태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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