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타리오 고등법원, 토론토 다운스뷰 장기요양원 코로나19 집단소송 승인…요양원·모회사 젬 헬스케어 동의 아래 결정
원고 측 “2020년 1월~2023년 5월 집단감염으로 입소자 최소 1966명 감염·244명 사망”…중과실 주장, 법정서 입증 안 돼
과밀·감염 관리 부실·인력 부족 주장에 요양원 측 "적극 방어"…모건 판사 "집단소송이 가장 바람직한 절차"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토론토의 한 장기요양원에서 수백 명의 입소자가 숨진 것이 운영사의 중대한 과실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소송이 집단소송으로 인정됐다. 캐나디언프레스에 따르면 온타리오 고등법원의 에드워드 모건 판사는 지난주 다운스뷰 장기요양센터와 이를 소유한 젬 헬스케어 그룹의 동의 아래 이 소송을 집단소송으로 승인했다. 원고 측은 두 회사가 팬데믹에 중과실로 대응해 2020년 1월 말부터 2023년 5월 초까지 요양원에서 여러 차례 집단감염이 일어났고, 이로 인해 입소자 최소 1966명이 코로나19에 걸리고 최소 244명이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밀·감염 관리 부실·인력 부족으로 막을 수 있던 집단감염"
원고에는 이 기간 요양원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입소자와 돌봄 서비스 이용자, 방문객 또는 그 유산 관리인, 그리고 이들의 가족이 포함된다. 소장은 과밀 수용과 부실한 감염 예방·관리, 각종 규제와 법적·업계 기준을 지키지 못한 구조적 실패, 인력 부족 같은 오래된 문제들이 요양원을 집단감염에 취약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또 운영사들이 감염 예방 조치를 신속하고 선제적으로 시행하지 않았고, 시행한 조치마저 바이러스와 그것이 노인에게 주는 위험에 대해 당시 알려진 지식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으며, 운영사들이 보통법상의 의무를 지켰다면 집단감염은 막을 수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아직 재판에서 검증되지 않았으며, 다운스뷰와 젬 헬스케어는 혐의에 맞서 방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표 원고로 이름을 올린 한 남성은 2020년 5월 이 요양원에서 지내다 코로나19로 숨진 어머니를 잃었다. 1년 전 제출된 소장에 따르면 그는 온타리오주가 장기요양원 방문을 제한하기 약 일주일 전인 2020년 3월 초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찾은 뒤 어머니의 건강에 대해 "거의 아무런 정보도" 듣지 못했고, 4월 말 아내가 요양원 집단감염 기사를 보고서야 위험을 알게 됐다. 요양원에 전화했을 때 간호사는 어머니가 잘 지내고 있으며 바이러스가 어머니가 있는 구역까지 퍼지지 않았다고 답했고, 통화를 원하자 어머니가 잠자리에 들었다는 같은 답이 며칠 동안 되풀이됐다. 5월 1일에야 어머니의 상태가 좋지 않고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된다는 연락을 받았고, 가족은 병원 이송을 결정했다. 병원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어머니는 심한 탈수와 호흡 곤란 속에 생존 가능성이 20%라는 진단을 받았고, 이틀 뒤 숨졌다.
모건 판사 "집단소송이 가장 바람직"…2020년 주법상 '중과실' 입증이 관건
모건 판사는 결정문에서 집단소송 승인을 위한 목적에서는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일정한 사실적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원고 집단의 규모와 전문가 증거가 필요한 이런 소송의 비용을 고려할 때, 집단소송은 공정하고 신속한 판단을 보장하고 사법 자원을 아끼며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 가장 바람직한 절차"라고 밝혔다. 원고 측이 일반적인 과실보다 무거운 '중과실'을 내세운 것은 온타리오주가 2020년 제정한 '온타리오 회복 지원법(법안 218)'과 맞닿아 있다. 이 법은 코로나19 노출과 관련해 방역 수칙을 지키려고 선의로 노력한 개인과 기관을 소송 책임에서 보호하는 대신, 중과실이 있었거나 선의의 노력을 하지 않은 경우에만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이번 재판에서도 운영사의 대응이 이 기준을 넘어섰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집단소송 승인은 원고 측의 주장이 사실로 인정됐다는 뜻은 없지만, 팬데믹 초기 장기요양원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책임 규명이 개별 가족의 몫을 넘어 법정에서 공식적으로 다뤄질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온타리오 장기요양원은 팬데믹 기간 주내 코로나19 사망자의 상당수가 나온 곳으로, 이미 다른 대형 운영사들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도 승인된 바 있어 재판 결과에 따라 요양원 운영 기준과 감독 체계 전반에 대한 재점검 요구가 다시 커질 수 있다. 부모를 요양원에 모신 한인 가족들에게도 이번 소송은 시설의 인력 수준과 감염 관리 기록, 가족과의 소통 방식을 평소에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