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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라켓 던졌다" 판정 번복에 울컥...김유정-이유림, 대역전승→韓 여복 유일 4강행 "정말 상상도 못했어"[현장 인터뷰]

OSEN

2026.11.0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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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진남체육관 / 고성환 기자.

[사진] 진남체육관 / 고성환 기자.


[OSEN=여수, 고성환 기자] 김유정-이유림 조(삼성생명)가 극적인 역전승으로 4강에 올랐다. 경기 막판 석연찮은 판정에 흔들리기도 했지만, 서로를 다독이며 끝내 승리를 따냈다. 두 선수 모두 믿기지 않는 결과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세계랭킹 31위 김유정-이유림 조는 6일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코리아 오픈(슈퍼 500) 여자 복식 8강전에서 중국의 리이징-왕이둬 조(세계 93위)를 게임스코어 2-1(17-21, 21-8, 22-20)로 제압했다.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김유정과 이유림은 첫 게임을 내줬지만, 내리 두 게임을 따내며 역전극을 완성했다. 특히 마지막 3게임에선 듀스까지 이어진 치열한 승부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기 종료 직후 김유정은 코트에서 펄쩍 뛰며 기뻐했다. 믹스트존에서 만난 그는 "정말 이길 줄 몰랐고 상상하지도 못했다. 마지막 랠리가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랠리로 이어지면서 되나 싶었는데 언니가 마지막에 결정지어 줬다. 정말 실감이 나지 않았다"며 "아 정말 이겼구나라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고 웃었다.

이유림 역시 "일단 1게임을 졌기 때문에 2게임과 3게임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거기서 냉정하게 하자고 생각했고, 유정이도 잘 따라와 줘서 끝까지 해낼 수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소셜 미디어.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소셜 미디어.


가장 아찔했던 순간은 3게임 막판이었다. 김유정-이유림 조는 연속 실점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결정적인 순간 라인에 걸친 것 같은 공이 아웃으로 번복되는 석연찮은 판정까지 나왔다.

당시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던 김유정은 "내가 타구하고 나서 됐다고 생각했다. 선심도 인이라고 판정한 걸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주심이 정정 판정으로 아웃을 선언했다. 나도 모르게, 그러면 안 되지만 라켓을 그냥 집어 던졌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빠르게 평정심을 되찾았다. 김유정은 "어차피 1점 남은 상황이었다. 거기서 냉정해지지 않으면 똑같다고 생각했다. 판정에 휘둘리지 말고 잊고 다시 하면 충분하다고 서로 이야기했다"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설명했다.

언니 이유림의 역할도 컸다. 그는 "이미 점수가 넘어간 상황이어서 다시 바꿀 수 없었다. 잊고 다시 해야 한다고, 여기서 감정이 들어가면 안 된다고 유정이를 다독였다"며 "나도 뒤에서 혼자 냉정하게, 냉정하게라고 계속 말했다. 그게 경기할 때 나온 것 같아 다행"이라고 미소 지었다.

결국 김유정-이유림 조는 듀스 승부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올해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두 선수가 슈퍼 500 대회에서 4강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유정은 "그냥 해볼 수 있다고 생각만 했는데 막상 여기까지 오게 되니까 기분이 좋다"며 감격했다.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소셜 미디어.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소셜 미디어.


두 선수는 올해 새롭게 복식조를 결성한 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인도네시아 마스터스(슈퍼 500) 8강에 올랐고, 8월 인도네시아 인터내셔널 챌린지에서 우승했다. 9월에는 베트남오픈(슈퍼 100)을 제패하며 월드투어 첫 우승까지 맛봤다. 여기에 코리아오픈에서 슈퍼 500 첫 4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더했다.

김유정은 성장 비결로 스피드와 수비를 꼽았다. 그는 "내가 느끼기에는 스피드도 조금 올라온 것 같고 수비도 안정되면서 경기를 풀어갈 수 있게 됐다. 나만 조금 더 정신 차리면 우리 조는 잘할 수 있다. 언니는 워낙 뛰어난 선수이기 때문"이라며 이유림에게 공을 돌렸다.

이유림은 "처음에는 실수가 많았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을 보완하다 보니 지금의 우리가 나온 것 같다. 앞으로도 부족한 점들을 보완해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로를 향한 애정도 표했다. 김유정은 "언니와 함께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경험을 정말 많이 하고 있다. 나 혼자서는 절대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 언니가 옆에서 잘 다독여 주고 이끌어 줬고, 서로 의지하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에 이유림은 "유정이한테 뭐라고도 많이 했는데 유정이가 착해서 그런지 다 받아줬다. 그러다 보니 더 뭐라고 하게 됐지만, 그런 말도 좋게 받아들여 줘서 지금까지 잘 오지 않았나 싶다"며 웃었다. 그러자 김유정은 곧바로 "뭐라고 한 건 아니고 내가 잘 못해서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고, 이를 들은 이유림은 "또 이렇게 토를 단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소셜 미디어.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소셜 미디어.


이제 김유정-이유림 조는 유일한 한국 여자 복식조로 준결승에 나선다. 앞서 김혜정-이연우 조가 일본의 히로카미 루이-호바라 사야카 조에 패하면서 한국 여자 복식 중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이제 김유정과 이유림은 중국의 천판수톈-뤄쉬민 조(세계 66위)를 상대로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김유정은 "크게 부담감은 없다. 첫 경기에서 국가대표 선수들과 붙어 한국 팀을 이기고 올라왔기 때문에 그에 대한 책임감은 우리가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일 경기도 잘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유림 역시 "부담감은 없다. 유정이와 처음으로 슈퍼 500 준결승에 올랐다. 오늘도 즐기면서 하자고 했는데 그게 잘 나온 것 같다. 내일도 즐기면서 해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으로 두 선수는 여수까지 찾아온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김유정은 "멀리 여수까지 찾아와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오늘은 응원 덕분에 그 기세로 이겼던 것 같다. 준결승과 결승에서도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유림은 "관중석에서 정말 힘차게 응원해 주셔서 듀스 때 더 힘이 났다. 그래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내일 준결승에서도 자신 있게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나오겠다"고 약속했다.

/[email protected]


고성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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