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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돈, 내연녀줘” 남편 마지막 유언...아내는 진짜 1억 뺏겼다

중앙일보

2026.11.06 13:00 2026.11.0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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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한 유언의 모든 것

」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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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남긴 예금, 부동산, 보험 등 모든 자산을 나를 끝까지 모시고 살았던 둘째 아들 ○○○에게 준다. "

한 아버지의 실제 유언장입니다. 이런 유언장이 발견된 뒤 벌어질 일, 안 봐도 비디오죠. 둘째 아들을 제외한 남은 자녀들은 부글부글합니다. 이들은 이 유언장을 백지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글씨체가 맞는지, 도장은 잘 찍혀 있는지, 주소와 날짜를 빼먹은 건 없는지, 그리고 고인이 ‘멀쩡한 상태’에서 유언장을 쓴 게 맞는지 끝까지 다퉈 봅니다. 법원은 어떻게 따져볼까요.

고인의 목소리가 담긴 유언 파일도 법원 단골손님입니다. 단순히 녹음기에다 하고 싶은 말만 하면 되는 게 아닙니다. 증인 이름 등 기본적으로 챙겨야 할 규칙이 있거든요. 이 녹음파일을 온라인 메신저로 전달받아서 고이 간직하고 있다는 이유로 안심할 수도 없어요. “어느 파일이 진짜냐” 하는 분쟁이 기다립니다.

우리 민법은 유언에 ‘요식성’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남은 사람들이 싸우거나 혼란을 겪지 않도록 형식부터 엄격하게 규정해 두는 겁니다. 형식이 틀리면 내용이 아무리 ‘진짜’더라도 무효가 됩니다. 내가 받을 돈을 달라는 소송, 채권의 존재를 확인하는 소송, 유언 자체의 무효를 확인해 달라는 소송 등에서 법원은 유언의 효력을 따지죠. 민법이 정한 유언 방식은 다섯 가지입니다.

당신의 법정2: ‘형식’이란 산 넘었다?…진짜 싸움은 이제부터
유언장이 아무리 완벽한 형식을 갖췄더라도, 유언의 내용을 두고 다툼이 번질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게 “멀쩡한 상태에서 남긴 유언이 아니다”는 겁니다.

판례는 ‘의사능력이 없는 사람’의 유언은 무효라고 봅니다. 의사능력은 무엇일까요? 대법원 판례는 ‘자신의 행위나 의미의 결과를 정상적인 인식력과 예기력을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 내지는 지능’이라고 봅니다. 의사능력이 인정되려면, 어떤 법률 행위가 갖는 일상적인 의미뿐 아니라 법률적인 의미나 효과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증인도 아무나 하는 건 아니다
병원에서 항암 치료를 받던 김혁재(가명)씨는 현금을 동생 통장으로 보내두고, 휴대폰에 이렇게 유언을 녹음합니다. “그동안 암과 싸워 이겨보려고 죽을 힘을 다해 버텨왔지만 점점 자신이 없어진다. 의식이 있을 때 유언한다. 너에게 맡겨둔 1억원은 마지막까지 내 옆에서 최선을 다해 준 집사람에게 전해 주기 바란다. 나머지는 부모님을 위해 쓰거라. 그동안 고생 많았다.” 옆에서 듣고 있던 한 여성이 “여보, 잘 들었어요”라고 하고요, 간병인도 증인으로 나섭니다. “간병인 ○○○도 옆에서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습니다. 혁재씨가 집사람이라고 언급한, 옆에 있던 여성은 오랫동안 동거한 내연녀였던 거죠. 이 유언을 나중에 알게 된 혁재씨의 아내는 황당합니다. 내연녀에게 1억원이 돌아가지 않자 내연녀는 이 돈을 달라고 소송을 냅니다.

아내 주장은 이렇습니다. “내연녀와 간병인이 증인으로 나선 유언인데, 내연녀는 유언으로 이익을 받을 사람이고 간병인 역시 혁재씨의 영향 아래 있어 증인 자격이 없다”는 겁니다.

재판부 판단은 어땠을까요.

(계속)

내연녀에게 남긴 남편의 1억원, 법원은 누구의 손 들어줬을까

“증인 자격도 없는 내연녀에게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아내의 주장과, 재판부의 엇갈린 시선. 남편이 숨긴 마지막 녹음 파일의 진실은 과연 뭘까.


도장 하나, 날짜 하루 차이로 억대 유산이 휴지조각이 되는 법정의 세계. 말 한마디 제대로 못 하는 위독한 환자의 ‘의사능력’을 가르는 기준도 있었다.

유언장에 꼭 적어야 할 5가지와, 세상을 떠난 뒤에도 내 재산을 온전히 지켜낼 수 있는 완벽한 유언장 만드는법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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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효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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