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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보다 당류 섭취량 많다…‘사먹는 김치’의 함정

중앙일보

2026.11.06 13:00 2026.11.0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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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한국인의 밥상

김치도 포스트시즌이 있다. 프로야구처럼. 곧 다가오는 김장철이 야구로 치면 한국시리즈다. 2026년 김치 시즌도 얼마 남지 않은 게다.

“이런 구실로 아들래미 집에 한번 가는 거지. 며늘아기 앞에서 내 솜씨 좀 보여주고.”

지난 3일 서울역. 김 노인은 짐을 고속철도(KTX)에서 힘겹게 내리고 있었다. 거들어주자, 짐에서 오묘한 향이 터져 나왔다.(이걸 ‘냄새’라고 하면 김치에 대한 모독이다) 그는 “김장 전까지는 마지막 김치 배달”이라고 했다. 지금은 김치 정규시즌의 막바지. 김 노인으로선 시즌 마지막 경기에 들어선 것.

김 노인은 꿋꿋하게 김치를 담가 먹고 있다. 이런 가정이 우리나라 21.8%에 그친다.(농림축산식품부·2024년 기준) 30년 전인 1994년 95%에서 급락이다. 김 노인의 아들 부부처럼 ‘얻어먹는’ 이들이 39.2%다. 그런데 이 얻어먹는 가정도 하락세다. ‘사 먹는’ 쪽이 급격히 늘고 있다. 37.5%로, 10년 전인 2014년 6.6%의 6배에 육박한다. 이 기간 김치 생산업체의 국내 판매액도 9296억원에서 1조8820억원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

사 먹는 김치가 늘면서 돌발 변수가 생겼다. 당류 섭취다. 한국인이 간식으로 섭취하는 당류는 2023년 기준 15.6g. 2019년 17.7g에서 줄었다. 그런데, 식사로 섭취하는 당류는 하루 평균 19g에서 19.9g으로 늘었다. 여기에 김치가 큰 역할을 했다.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은 한국인에게 당류를 가장 많이 공급한 가공식품은 탄산음료(하루 평균 4.43g 섭취)로 분석했다. 이어 빵(3.15g), 커피(2.74g), 설탕류(2.34g), 김치류(2.30g) 순이었다. 아이스크림은 1.42g으로, 김치류에 한참 못 미쳤다. “맛을 내기 위해 물엿이나 설탕을 넣는, 사 먹는 김치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래픽=남미가 기자

그래픽=남미가 기자

김 노인은 “아들이 ‘역시 우리 집 김치야’라고 해서 계속 갖다 준다”고 했다. 김치를 얻어먹는 이유로는 ‘가족, 친척, 주위 지인 등이 담근 김치가 맛있어서’가 29.8%로 1위다. 2위(15.5%)는 ‘김치를 담글 줄 몰라서’다.

“이번 겨울에는 아들래미랑 며늘아기에게 김치 담그는 법을 꼭 가르쳐줘야겠어. 언제까지 내가 왔다갔다 할 수도 없고.” 프로야구처럼, 김치도 이렇게 스프링캠프가 있다. 그렇다고 김치 담그러 해외 전지훈련까지 하는 건 아니겠지.





김홍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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