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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만원짜리 폰, 모시고 살아야 하나…아이폰 듀오 써보니

중앙일보

2026.11.0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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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는 접으면 성인 남성 기준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다. 이영근 기자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는 접으면 성인 남성 기준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다. 이영근 기자

애플의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를 일주일간 사용한 결론은 ‘잘 만들었지만 모시고 살아야 하는 폰’이다.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완성도는 기대 이상이다. 그러나 쓰면 쓸수록 제품 자체의 만족감 못지않게 관리 부담도 커졌다.

첫인상은 합격점이었다. 티타늄 소재를 활용한 디자인은 세련됐다. 제품을 처음 접한 주변 사람도 대부분 “예쁘다”는 반응을 보였다. 254g의 무게도 성인 남성이 들고 다니기에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화면을 펼치면 만족감은 더 커진다. 널찍한 디스플레이로 영화와 만화·게임·전자책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아이폰 듀오'를 펼쳐 네이버 시리즈 앱으로 재즈 만화 ‘블루 자이언트’를 봤다. 일반 바형 스마트폰과 달리 양쪽 페이지에 걸친 장면을 한 화면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영근 기자

'아이폰 듀오'를 펼쳐 네이버 시리즈 앱으로 재즈 만화 ‘블루 자이언트’를 봤다. 일반 바형 스마트폰과 달리 양쪽 페이지에 걸친 장면을 한 화면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영근 기자

누운 상태에서 '아이폰 듀오'를 한 손에 들고 넷플릭스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를 1시간 동안 시청했다. 비교적 오랜 시간 들고 있었지만 무게나 파지감에서 큰 불편은 느끼지 못했다. 이영근 기자

누운 상태에서 '아이폰 듀오'를 한 손에 들고 넷플릭스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를 1시간 동안 시청했다. 비교적 오랜 시간 들고 있었지만 무게나 파지감에서 큰 불편은 느끼지 못했다. 이영근 기자

특히 화면을 여러 각도로 고정할 수 있는 힌지가 인상적이었다. 책상에 세워두면 별도 거치대 없이 영상을 감상할 수 있고, 시계나 디지털 액자처럼 인테리어 오브제로도 활용할 수 있다. 앱을 실행하거나 화면을 전환할 때 물 흐르듯 이어지는 애니메이션 효과도 인상적이었다. 경쟁사도 참고할 만한 애플 특유의 소프트웨어 최적화 역량이 돋보였다.

하지만 329만원짜리 스마트폰 앞에서는 사용자의 행동도 조심스러워진다. 아이폰 듀오는 출시 직후 내부 디스플레이에 균열이 발생하는 이른바 ‘크랙게이트’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일주일간 사용한 제품에서는 이런 결함이 나타나지 않았다. 극소수 기기에서 발생한 문제를 전체 제품의 품질 문제로 일반화하기엔 다소 무리라는 평가가 많다.

원하는 각도로 화면을 고정할 수 있는 힌지를 적용한 '아이폰 듀오'는 실내 인테리어 오브제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영근 기자

원하는 각도로 화면을 고정할 수 있는 힌지를 적용한 '아이폰 듀오'는 실내 인테리어 오브제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영근 기자

다만 정상적인 제품인데도 내구도 걱정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256기가바이트(GB) 모델 출고가는 무려 329만원. 케이스없이 사용하자니 떨어뜨렸을 때 파손이 걱정되고, 케이스를 씌우면 300g에 육박하는 무게가 부담이다. 파손 부담을 덜기 위해 애플케어까지 가입하면 총구매 비용은 400만원에 가까워진다. 매일 주머니에 넣었다 빼는 생활용품을 보호하느라 사용자 마음이 조마조마해지는 역설이다.

화면 관리도 신경 쓰였다. 내부 화면에 적용된 나노텍스처 디스플레이는 빛 반사가 적어 만족스러웠지만, 사용하면서 묻은 유분은 생각보다 잘 닦이지 않았다. 애플은 화면을 닦을 때 전용 광택용 천이나 디스플레이용 극세사 천 사용을 권장한다. 일반 보호필름과 달리 나노텍스처 커버 레이어는 사용자가 임의로 떼어낼 수도 없다. 손상되면 별도 교체가 가능하지만 추가 비용이 든다.

앱 최적화도 아직 미흡하다. 넓은 화면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앱이 적지 않았다. 다만 이는 시간이 해결할 문제다. 오히려 애플의 가세로 폴더블폰 시장이 커지면 앱 개발사도 대화면 최적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 등 기존 폴더블폰 이용자까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변화다.

일부 앱에서는 화면 오른쪽에 배치된 세로형 도구 막대가 사라진 상태로 전자책을 감상할 수 있지만, 다른 앱에서는 '독 바(Dock bar·아이콘 표시줄)'가 화면 일부를 차지해 가로 공간이 좁아졌다. 이영근 기자

일부 앱에서는 화면 오른쪽에 배치된 세로형 도구 막대가 사라진 상태로 전자책을 감상할 수 있지만, 다른 앱에서는 '독 바(Dock bar·아이콘 표시줄)'가 화면 일부를 차지해 가로 공간이 좁아졌다. 이영근 기자

화면 오른쪽에 배치한 세로형 도구 막대도 다소 아쉬웠다. 애플은 세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설계라고 설명하지만, 그만큼 콘텐트를 표시할 가로 공간은 좁아진다. 특히 뉴스처럼 글씨가 많은 콘텐트를 볼 때 가독성이 떨어졌다.

아이폰 듀오는 애플 생태계의 첫 폴더블폰이라는 매력은 크지만, 1세대 제품의 한계도 뚜렷했다. 디자인과 소프트웨어에서는 애플의 저력이 느껴지지만, 완벽함을 추구해 온 애플다운 제품인지는 의문이다. 앞으로 2세대, 3세대를 거치며 내구성과 휴대성을 개선하고 가격 부담까지 낮춘다면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이영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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