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등으로 스마트폰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기기 교체 주기도 길어질 전망이다. 뉴스1
하루 단위 할부 결제부터 24개월 대여 프로그램까지 글로벌 소비자의 스마트폰 구매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한꺼번에 큰 돈을 내는 부담을 줄여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한 제조사들의 전략이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칩플레이션(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스마트폰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어 이 같은 판매 방식이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아프리카 스마트폰 시장 매출 1위, 2분기 매출·판매량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1위를 차지한 것은 1995년 아프리카 진출 이후 처음이다.
매출 상승의 비결은 현지 상황에 맞게 도입한 할부 방식에 있다.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아프리카 스마트폰 매출의 46%는 하루 또는 주 단위로 결제하는 할부 프로그램에서 나왔다. 소비자가 소액의 선납금을 내면 잔금은 모바일머니로 나눠 갚도록 한 것으로, 일당이나 주급을 받는 소비자가 많은 현지 사정을 반영했다. 2020년 케냐를 시작으로 적용 지역을 넓혀, 올해 3분기 기준 아프리카 9개국에서 운영 중이다.
올해 2분기 아프리카 시장에서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보다 16.6% 줄어드는 동안 삼성전자 출하량은 오히려 34.8%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아프리카에서 갤럭시 S·Z 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20% 증가했다”며 “초기 구매 부담이 줄어들며 보급형(갤럭시A) 외에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스마트폰 리스(기기 임대)도 등장했다. 애플은 지난 7월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와 ‘애플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24개월간 월 이용료를 내고 아이폰을 사용한 뒤, 반납하거나 새 아이폰으로 바꿀 수 있다. 기존 기기를 계속 쓰려면 남은 기기값을 내면 된다.
아이폰18 프로 기본 모델을 리스할 경우 24개월 계약 기준 이용료는 월 34.99달러(약 4만7000원)다. 맥북·아이패드·애플워치 일부 모델도 이용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메모리 부족 사태로 기기 가격을 올린 직후 리스 프로그램을 내놓았다”며, 월 납부 방식을 통해 판매를 늘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혜택을 강화한 ‘뉴(New) 갤럭시 AI 구독클럽’을 출시했다. 사진 삼성전자
국내에서는 기기 보상 프로그램이 인기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월 출시한 ‘뉴(New) 갤럭시 AI 구독클럽’은 자급제폰 구매자가 월 이용료를 내고 일정 기간 사용한 기기를 조건에 맞게 반납하면 출시 시점 삼성닷컴 기준가의 최대 50%를 보상해준다. 예를 들어 갤럭시 S26 FE 256GB 모델을 1년간 쓸 경우 월 이용료는 6900원이다. 1년 후 반납하면 기기 상태에 따라 기준가(104만5000원)의 절반인 52만2500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
애플도 기존 기기를 반납한 뒤 보상액을 새 아이폰 구매에 쓸 수 있는 ‘애플 트레이드 인’을 운영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고폰 반납 보상은 기기 교체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고, 재정비·재판매할 기기를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칩플레이션 여파로 기기값이 오르며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소비자의 구매 문턱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가격 부담으로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는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내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보다 0.9% 줄고, 평균 판매가격은 올해 594달러(약 79만7000원)에서 내년 624달러(약 84만7000원)로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며 “제조사들은 할부 구매와 보상 판매, 결합 혜택 등을 확대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