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충격 현실 됐다…초등 입학생 내년 사상 첫 ‘20만명대’
중앙일보
2026.11.07 15:45
2026.11.07 16:06
올해 3월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원촌초등학교에서 열린 입학식에서 학생들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뉴시스
저출생 여파로 내년 초등학교 입학생이 사상 처음 30만명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40만명선이 무너진 지 불과 3년 만으로, 약 60년 전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까지 줄어드는 셈이다.
8일 국가통계포털과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 등에 따르면 다음 달 초등학교 입학 통지를 받는 인원은 20만명대에 그치며 역대 최소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내년 초등학교 입학 연령대인 2020년 출생아가 27만2337명으로, 1년 전 30만2676명보다 10.0% 감소했기 때문이다.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은 30만1442명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64년 이후 가장 적었는데, 내년에는 이보다 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초등학교 입학생 수와 해당 연령대의 출생아 수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사망과 조기 입학, 외국 체류, 국내 체류 외국인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흐름을 보면 이런 변수의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와 지난해 입학생은 각각 30만1442명, 32만4079명으로 해당 연령대 출생아 수보다 각각 1234명, 2743명 적었다.
최근 20년 동안 입학생은 해당 출생연도 출생아 수보다 평균 1만2438명, 2.6% 적었다.
초등학교 입학생은 통계가 시작된 1964년 90만명대였고, 1968년에는 105만5632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후 1982년 80만명대, 1983년 70만명대, 1991년 60만명대로 내려왔지만 증감을 반복했다.
2007년까지만 해도 61만769명이었으나 2008년 처음 50만명대인 54만799명으로 줄었고, 2009년에는 46만9592명으로 40만명대에 진입했다.
이후 한동안 40만명대를 유지했지만 2024년 35만3828명으로 처음 30만명대로 떨어졌다.
내년 20만명대가 현실화하면 1968년 역대 최대치와 비교해 약 4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된다.
이 같은 감소세는 2010년대 중후반부터 심화한 저출생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초등학교 입학생 수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출생아는 35만7771명으로 전년보다 11.9% 줄며 처음 30만명대로 내려갔다.
초등학교 입학생은 2023년생이 입학하는 2030년까지 계속 감소해 20만명대 초반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2024년부터 출산율이 반등한 점을 감안하면 이후에는 20만명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2024년 출생아는 23만8317명, 지난해는 25만4341명으로 집계됐고 올해는 8월까지 19만3784명이 태어났다.
학령인구 감소는 특히 비수도권 학교의 소규모화를 빠르게 진행시킬 가능성이 크다.
학생 수가 줄면 또래 간 상호작용 기회가 감소하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도 어려워질 수 있다.
교육환경 격차가 커질 경우 학령기 자녀를 둔 가구의 수도권 이동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학교 통폐합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현재 초등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할 무렵에는 학생 모집이 어려운 대학을 중심으로 폐교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저출생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경제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15∼64세 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할 65세 이상 고령자 수를 나타내는 노년부양비는 올해 31.3명에서 2070년 103.3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 공급 감소가 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을 끌어내릴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연동제를 55년 만에 폐지하고, 개편으로 확보되는 재원을 영유아와 고등·평생교육 분야에 투입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학생 수 감소에 맞춘 교육재정 구조 개편과 함께 1인당 교육·훈련 투자 확대, 여성·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 인공지능 활용 등 노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적 대응도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재홍([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