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지르는 아이 '골칫거리' 옆집 주민 정신적 피해 주장 소년 가족, 괴롭힘 주장 맞소송 배심원단 가족 측 손 들어줘
산호세에서 자폐증을 앓는 소년 에제키엘(오른쪽)과 어머니 세레나 아르바요. [NBC 베이에어리어 캡처]
샌호세에서 자폐증이 있는 소년의 소음으로 피해를 봤다며 소송을 제기한 이웃이 오히려 800만 달러를 배상할 처지에 놓였다. 소년의 가족이 제기한 맞소송에서 배심원단이 가족 측 손을 들어줬다.
캘리포니아포스트에 따르면 샌타클라라카운티 법원 배심원단은 지난달 27일 샌호세 주민 재닌 춘 루(Janine Chun Lu)가 자폐증이 있는 소년 에제키엘(14)과 그의 가족에게 800만 달러를 배상해야 한다고 평결했다.
사건은 2023년 12월 루가 옆집에 살던 에제키엘의 소음으로 피해를 봤다며 소년의 가족과 집주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11세였던 에제키엘은 어머니 세레나 아르바요, 외할아버지와 함께 샌호세 보인턴 애비뉴의 임대주택에 살고 있었다.
법원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루는 소년이 매일 보호자의 감독 없이 뒷마당에 방치된 채 몇 시간씩 울부짖거나 소리를 질렀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재택근무에 지장을 받고 정신적 고통을 겪었으며, 주택을 평온하게 사용할 권리도 침해당했다고 밝혔다. 루는 소년의 행동을 ‘공공의 골칫거리(public nuisance)’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가족 측의 설명은 달랐다. 에제키엘은 2세 때 중증 자폐 스펙트럼 장애(3단계) 진단을 받았다. 말을 하지 못하고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어 24시간 보호가 필요하다.
에제키엘은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학교와 행동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주말에는 뒷마당에서 비눗방울을 쫓아다니며 놀았고, 기쁨을 표현할 때 소리를 내곤 했다. 가족 측은 에제키엘을 보호자 없이 방치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루는 소송을 제기하기 전 아르바요에게 아들이 뒷마당에서 놀지 못하게 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 측은 아르바요가 아들의 장애와 소리를 내는 이유를 설명하자 루가 에제키엘이 듣는 앞에서 “치료할 방법은 없느냐”고 물었다고 주장했다.
아르바요는 2024년 3월 루를 상대로 맞소송을 제기했다. 가족은 루의 지속적인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더 비싼 임대료를 감수하고 다른 집으로 이사해야 했다.
법원은 지난 9월 루가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이어 지난달 말 가족 측이 제기한 맞소송에서 배심원단은 루가 고의로 정신적 고통을 유발했다는 가족 측 주장을 받아들여 800만 달러의 배상 평결을 내렸다.
아르바요는 NBC 베이에어리어와의 인터뷰에서 “골칫거리라는 말은 동물이나 멈추지 않는 자동차 경보기에나 쓰는 표현이지 자폐증이 있는 사람에게 쓸 말이 아니다”라며 “아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존엄성을 인정받았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