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딱 단풍 구경에 좋은 '미국판 내장산'

대평원에 솟은 오자크 고원

오자크(Ozarks)를 아십니까? 로키 산맥이 북미 대륙을 동서로 가르는 분수령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이 애팔래치안 산맥이 미국 동부의 등줄기 역할을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오자크에 대해서는 십중팔구 '금시초문'이라는 답이 돌아오기 쉽다. 오자크는 대평원의 바다에 떠 있는 섬과 같은 곳이다. 대평원은 로키 산맥과 애팔래치안 사이에 놓여있는 말 그대로 끝없는 평원지대이다.

오자크는 대평원의 남쪽에 솟아있는 고원지대이다. 미국이 워낙 땅덩어리가 넓다 보니 오자크가 대평원의 '섬'정도로 불릴 뿐, 실제 면적은 만만치 않다. 남한 면적보다 20% 가량 더 큰 규모의 아름다운 산악지대가 바로 오자크이다.

# 또 다른 가을이 있는 곳=오자크 고원은 종종 산맥으로도 불리지만, 지형상으로는 고원이라는 묘사가 더 잘 어울린다. 오자크 고원은 미주리주 남부와 아칸소주 북부에 주로 걸쳐있다. 오클라호마와 캔자스주의 일부도 오자크 고원에 속하지만, 면적으로 따지면 아칸소와 미주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오자크 고원의 중심부는 위도가 LA보다 약간 높은 정도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미국 산악 지역과 비교할 때 겨울이 늦게 찾아온다. 게다가 가장 높은 곳의 해발고도 또한 800m에도 못 미친다. 남쪽이라도 고도가 높으면 일찍 한파가 찾아올 수 있는데, 대체로 산들이 높지 않으니 날씨가 온화한 편이다.

오자크 고원은 미국 남부 전체를 통틀어 단풍 관광으로 가장 유명한 곳 가운데 하나이다. 10월말부터 11월 초순에 이르기까지 울긋불긋 물드는 나뭇잎들의 향연을 지켜볼 수 있다. 미국에서 단풍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북동쪽의 뉴잉글랜드이다. 위도가 높은데다 봉우리들도 높아 날씨가 갑작스럽게 추워지므로, 단풍의 빛깔이 선명하다. 반면 오자크 단풍은 강렬한 맛은 떨어지지만, 편안하다. 그리고 쉽게 질리지 않는다. 한국과 비교하자면, 뉴잉글랜드의 단풍은 설악산과 닮았고, 오자크는 내장산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 아름다운 강이 있어 더 멋있다=오자크 고원 지역에는 미국 1호 '국립 강'이 있다. '버펄로 내셔널 리버'(Buffalo national river)가 바로 그 것이다. 오자크 고원은 대체로 남쪽인 아칸소 쪽이 지대가 높고, 북쪽인 미주리 쪽이 낮다. 버펄로 내셔널 리버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비교적 완만히 흐르는데, 캠핑 장소로 특히 인기가 높다. 강 바로 옆에 텐트를 칠 수 있는 곳이 즐비하다. 위협적이지 않은 계곡 사이로 흐르는 강은 낚시나 카누 타기에도 좋다.

오자크 고원의 북쪽, 즉 미주리 쪽에는 미국에서 아름답기로 두 번째 가라면 서러울 강이 흐른다. '오자크 내셔널 시닉 리버웨이'(Ozark national scenic riverways)가 그 주인공으로 카누 타기가 특히 인기 있는 곳이다. 미국의 오지나 다름 없는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연간 150만명 안팎이 이 곳을 찾는다는 사실이 그 아름다움을 웅변한다. 오자크 내셔널 시닉 리버웨이는 또 2017년에 주조 유통될 '아름다운 미국' 쿼터 동전의 디자인 가운데 하나로 이미 예고된 상태이다.

김창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