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에 정원을 만드는 것 자체가 자연과 가까워지는 일이다. 탁자 위에 놓인 꽃이나 짙푸른 화초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속에 자연을 들이게 되고 힐링이 된다. 하지만 정원을 제대로 가꾸려면 비용과 정성이 적지 않게 들어간다.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인위적인 자재들을 사용해 오히려 자연에 피해를 주는 경우도 많다.
정원 문화가 발달한 유럽에서는 환경을 생각하는 '에코 가든(Eco Garden)'에 관한 관심이 높다. 재활용 정원은 인간이 버린 쓰레기가 아름답게 바뀔 수 있다는 순환의 이치를 가르쳐 준다. 낡고 버려지는 것에 대한 관심은 생명을 가진 나무와 식물, 자연과 함께하는 정원에서 더 빛난다. 폐품에 살아있는 생명을 담음으로 순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폐자동차가 활기로 되살아나다
버려진 자동차를 활용한 프랑스식 정원이 이채롭다. 낡은 듯 하지만 차의 산뜻한 색상이 정원에 오히려 생기를 준다. 보닛을 제거한 뒤 식물을 그 안에 가득 채워 화사한 꽃밭을 만들었다. 자동차 꽃밭 주변으로 플라스틱 음료 상자를 겹겹이 쌓아올려 무성한 숲을 만든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여기에 낡은 의자의 방석을 떼어내고 그 안에 화분을 들인다면 낭만적인 분위기를 더할 수 있다. 정원이 그냥 화분의 진열장이 아니라, 소품을 잘 활용하면 이야기가 있는 휴식처를 만들 수 있다.
◆색색의 드럼통과 자갈 정원
드럼통을 활용한 가드닝은 세계 곳곳에서 시도하는 흔적들을 볼 수 있다. 낡은 드럼통을 취향이나 주변 분위기에 맞춰 경쾌한 색으로 바꾼 뒤 그 안에 나무나 화초를 심으면 매우 훌륭한 화분이 탄생한다. 유럽 스타일의 가드너 오경아씨는 버려진 기름통과 폐자재를 이용해 아름다운 정원을 꾸몄다. 특히 유럽에선 이미 인기있는 자갈 정원을 소개했다. 두터운 거름층 위에 물이 침투할 수 있는 부직포를 깔고 자연적인 강수량만으로도 생존할 수 있는 털수영풀, 애기말 등의 화초를 심었다. 자갈정원은 물을 크게 절약하면서도 정원의 미관을 해치지 않기 때문에 에코 가든으로 훌륭하다.
◆꽃 화분을 우유팩으로
파리의 예술가 거리에선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자동차의 유입을 막고 거리에 꽃을 심는 프로젝트를 단행했다. 주차 미터기를 제거하고 그 기둥에 우유팩을 화분으로 재활용해 꽃을 심어 걸어 두었다. 화분에는 토마토, 무, 꽃을 심고 동네 아이들에게 분양을 해 각자 화분을 돌보도록 했다. 어린이의 안전과 도시의 미관을 빛나게 하는 아이디어다.
◆플라스틱병의 환생
영국 옥스포드에 위치한 일레인 학교의 학생들이 힘을 모아 재활용 온실을 만들었다. 무려 18개월 동안 1500개의 플라스틱병을 모아 온실의 벽을 만들고, 이 안에 채소와 여러 가지 화초들을 심었다고 한다. 아이들에겐 매우 소중한 자연생태계 실습장인 셈이다.
플라스틱 음료수 병이나 캔을 활용하면 멋진 미니 정원을 만들 수 있다. 브라질에선 빈민들을 위해 집을 고쳐주는 '러브 하우스'를 진행했는데, 좁은 공간에 정원을 들이기 위해 벽에 플라스틱병 화분을 배열해 시원한 푸르름을 살렸다. 기다란 플라스틱 상자나 나무 상자를 보기 좋게 배열하면 간단한 채소도 가꿀 수 있다.
휴지 심으로 화분 OK ◆생활 속 일회용품으로 식물 가꾸기
씨를 뿌리는 파종을 할 때 ‘휴지 심’이 좋은 도구가 된다. 바로 ‘페이퍼 포트’. 휴지를 다 쓰고 남은 휴지 심을 반으로 자른 뒤 가위 집을 1~2cm 정도 사방에 넣어 박스 뚜껑 접듯이 접으면 그 면이 바닥이 된다. 밑에는 저절로 구멍이 뚫리게 접혀진다. 만들어진 파종 용기에 흙을 담고 씨를 뿌린 후 이름표를 붙여둔다. 노지에 옮겨 심을 때는 바닥에 접혀진 부분만 펴고 그냥 심으면 되지만, 화분에 옮기는 것은 휴지 심 용기를 벗겨주어야 한다. 키친타올 심, 랩 심 등도 활용할 수 있고, 일회용 투고 용기도 알맞다.
오래되어 사용하기 마땅치 않은 커피잔으로 예쁜 미니 화분을 만들 수 있다. 커피잔에 물로 적신 신문지를 가득 채운다. 컵 밑바닥에 두꺼운 테이프를 붙인 후 못을 대고 망치로 강약을 조절하며 가운데 물구멍을 뚫는다. 작은 꽃 화초를 심고 접시와 세트로 올려 테이블 위에 놓으면 앙증맞은 미니 정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