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출석 교인이 7백∼8백명, 영어 예배 교인이 약 3백명 그리고 주일학교 학생 교인이 5백명 정도. 개척 교회 목사의 눈에는 황홀한 수치이지만 대형교회가 밀집한 LA에 비하면 소위 ‘스타급’ 교회는 아니다.
그러나 교회가 위치한 곳의 한인 전체 인구가 약 1만명에 불과하다면 무려 10% 이상이 한 교회에 몰려 있는 셈이다.
텍사스 주 휴스턴에 있는 서울침례교회가 바로 주인공이다.
담임 최영기 목사는 이미 ‘가정목회’ 사역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LA서 열린 목회자 세미나에 주강사로 참석한 최목사는 역시 가정교회를 소개하고 전파했다.
호기심과 궁금 그리고 다양한 질문을 품은 목회자들이 참석해 세미나는 그야말로 열기를 뿜었다.
도대체 ‘셀목회’라고도 불리는 가정교회는 무엇이고 휴스턴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던가.
최목사가 시무하는 서울침례교회는 작년 한 해 동안 2백30명에게 침례를 주었다. 대부분 불신자였다.
최목사는 전도를 우선하는 목회자다. 당연히 불신자를 대상으로 한다. 그의 교회 주보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예수 믿고 구원의 확신이 있는 분은 다른 교회로 가시기 바랍니다.’
“교인 수가 많다고 좋은 게 아니죠. 우선 사람이 늘면 부흥한 것으로 착각하게 됩니다. 또 사람 관리하는데 목회 에너지가 치우칩니다. 영혼 구원 사역에 아무래도 덜 집중합니다. 단순한 교인의 이동으로 늘어난 것이라면 주님 입장에서는 그게 그거죠.”
가정교회가 일반 교회의 구역 모임과 다른 점은 ‘독립성’이다. 교회의 역할을 모두 할 수 있다. ‘목자’라고 불리는 리더는 금요예배를 인도하고 멤버들을 섬긴다. 서울침례교회는 이 가정교회의 연합체다.
현재 1백5개의 가정교회가 서있다. 그러나 어떻게 평신도 리더들을 목사처럼 헌신할 수 있게 키우는가.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가르치는 리더’는 세우기 힘들어도 ‘섬기는 지도자’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성경 지식이 해박하고 교회 오래 다니고 재력이나 학벌 있는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남을 섬길 줄 아는 성도면 됩니다.”
한 가정교회 회원이 12명이 넘으면 철저히 분가를 한다. 이때 새 목자는 스스로 선출한다. 거의 ‘섬기는 성도’가 뽑힌다. 믿음 생활을 시작하고 7개월 만에 목자로 선출된 케이스가 신기록이다.
최목사 자신도 가정교회의 독립성을 최대한 존중한다. 다른 교회의 구역과는 달리 교인들은 자기가 속하고 싶은 가정교회를 스스로 고른다.
당연히 비슷한 직종, 성격, 조건 등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고 그 만큼 나누고 섬기기 쉬워진다. ‘선택’과 ‘위임’은 가정교회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가정교회는 그 자체가 로컬교회입니다. 목자와 성도가 사역을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담임목사의 일이죠.” 최목사는 심방을 잘 안 간다. 갈 때는 목자의 동의를 받은 후에야 움직인다.
가정교회는 예배 보다 삶을 나누는 일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러다 보니 불신자들이 가정교회에 먼저 발을 디디고 나중에 교회 예배에 참여하는 역방향 성장 곡선을 그린다.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보여 줌으로 전도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정교회 회원이 예배 참석자보다 5% 정도 많은 즐거운 기현상을 보인다.
그러다 보니 간증이 넘친다. 목자의 누나와 매형이 강도에 피살된 사건이 있었다. 가정교회 식구들이 나섰다. 휴가를 받아 비즈니스를 대신 지켜 주는가 하면 자신의 피자가게를 남에게 맡기고 도우려 달려왔다.
지금 휴스턴 서울침례교회에서 사례비를 가장 많이 받는 교역자는 초등부 전도사다.
담임목사와 모든 목회자들이 같은 액수를 받는다. 초등부 전도사는 대학생 딸 때문에 학비 보조를 받아 최고 수입을 올리고 있다.
“비전이란 말에 열등감이 있어요. 프로젝트를 만들 줄도 몰라요. 주님을 따라 오다 보니 이렇게 됐지요.”
가정목회를 특수한 상황에서나 가능한 ‘예외’로 치부하던 목회자들이 움직이고 있다. 서울과 영호남에 ‘샘플교회’들이 세워져 본국 목회자들에게 본보기를 보여 주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