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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함께 한 사람들과 인생 나누고 싶었죠"

Los Angeles

2013.11.13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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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위진록씨 자서전 '고향이 어디십니까' 출간
이승만 대통령 수행기자
김구 선생 장례식 등 중계
이민 와 햄버거·서점 장사
85년의 삶 담담하게 고백


역사를 돌아보면 수많은 성현이 남긴 말 중 '자신을 바로 아는 것이 세상을 이기는 힘'이라는 교훈이 그 어떤 명언보다 많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만큼 자아에 대한 깨우침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원로 방송인이고 칼럼니스트이며 수필가인 위진록 선생(사진이 85년의 삶을 담은 자서전 '고향이 어디십니까?'(모노폴리)를 팔순을 한참 넘긴 뒤늦은 나이에 펴낸 것도 바로 '내 자신 돌아보기에 대한 어려움'을 반증한다.

"누구의 삶이 어렵지 않았겠습니까만, 정말 나의 인생살이도 쉽지 않았습니다. 제 3자의 눈으로 보자면 겉모습이 그럴듯 해 보일 수도 있었겠지요. 19세에 KBS 아나운서가 되어 이승만 대통령 지방 순시에 수행기자 였고 김구 선생 장례식 실황 중계를 했으며 일본으로 건너가서는 UN 총사령부 방송에 근무했으니 우선 방송인으로서는 남다른 업적이 있다고도 할 수 있겠지요. 힘겨운 이민생활 이었지만 미국에 와서도 지역 신문 발행인이었고 방송에 칼럼니스트로 출연했으니 그만하면 고상하게 살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의 시각으로 '나, 위진록'은 정말 생을 힘겹게 힘겹게 이끌어 온 한마리 외로운 늑대 였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KBS 원로 아나운서 위진록의 고백적 기록이라는 설명이 붙은 이 책 속에서 위선생은 한줄의 미사여구나 치장없이 평생의 삶을그대로 펼쳐놓았다.

1928년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나 10대시절 대부분을 가난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보내고 경성(서울)역 역부로 근무하다가 8·15 해방을 맞은 이야기부터 불혹이 넘은 나이에 미국에 이민 와 햄버거 장사와 서점을 경영하며 세 아이를 어렵게 키운 이야기, 암으로 아내를 잃고 다시 삶의 좋은 반려자를 맞은 이야기 등을 그는 담담하게 써내려갔다.

"내 인생을 진실되게 써보자 결심하고는 내리 연필로 200자 원고지 2300매를 써내려갔어요. 아마도 책을 읽으시는 분들은 한 개인의 인생를 넘어 한국의 격동기가 마치 눈앞에 펼쳐져 있는 듯한 느낌을 받으실겁니다."

자신의 인생에 대한 넋두리라기 보다 한 시대를 함께 살아온 사람들과 인생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책을 냈다는 위선생은 "이왕 책을 냈으니 많은 분들에게 읽혀졌으면 좋겠다"고 마지막 고백을 한다.

재미방송인협회 고문, 가주 예술인연합회 회장을 지낸 위 선생은 저서로 수필집 '하이 미스터 위', '이민 10년생', '잃어버린 노래', '낙타의 속눈썹', '위진록의 커먼센스', 평전 '5분 인물전', '클래식, 내마음의 발전소' 등을 출간했다.

'고향이 어디십니까?' 출판기념회는 22일 오후 6시 가든 스위트 호텔에서 열린다. 참가비는 30달러(2인 50달러).

▶문의 : (818)357-6547 (951)603-0375

유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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