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자업자득’이란 경구로 알려진 ‘부메랑(boomerang) 효과’에서 부메랑이란 본래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이 새나 작은 짐승을 사냥할 때 사용하던 도구다. 전투와 놀이 등에도 사용했다고 한다. 도대체 부메랑이 어떻게 생겼길래 던진 것이 도로 제자리로 돌아온단 말인가. 사전을 찾아봤다.
길이는 30∼80 cm 정도이며, 양끝이 70∼120 ° 벌어진 나뭇조각으로, 단면은 밑이 편평하고 위쪽은 불룩한 반원형이다. 벌어진 쪽을 앞으로 해서 한쪽 끝을 잡아 손목을 비틀면서 던지면 회전하면서 보통 30 m 정도까지 똑바로 날아가다가 옆으로 회전하여, 상승해서 지름 50 m 정도의 원을 그리고 되돌아온다.
종류에 따라 90~200 m까지 날아갈 수 있고 45 m 높이에 이르기도 하며, 몇 번이나 회전하는 것도 있다. 뿐만아니라 표적물에 명중되지 않으면 원을 그리면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과 돌아오지 않는 것이 있다고 한다. 이 때 가볍고 되돌아오는 것은 사냥용으로 쓰이며, 무겁고 되돌아오지 않는 것은 전투용 무기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메랑의 원리가 현대에 와서 경제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즉 개발도상국의 현지생산이 선진국에 역수출되어 해당산업과 경합을 벌이는 현상이 바로 ‘부메랑 효과’다. 다시말해서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경제원조나 자본투자를 한 결과 현지생산이 시작돼 마침내 그 제품이 현지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키고도 남아 선진국에 역수출되어 선진국의 해당산업과 경합을 벌이는 현상을 일컫는다.
한국의 경우 종전 이후 지금까지 미국을 비롯한 구미 선진국의 자본투자와 기술원조에 힘입어 여러 산업 분야에서 발전을 거듭했다. 오늘날에는 중화학공업제품이나 전자제품 등을 생산하여 선진 여러 나라에 역수출하고 있다.
개발도상국 한국을 도왔던 당시의 여러 선진국들이 세월이 한참 지난 오늘 이제는 OECD(미국등 선진국 중심의 세계적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이 된 한국으로부터 바로 부메랑 효과를 톡톡히 맛보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 입장에서 볼 때 자업자득인 셈이다.
경제쪽 뿐만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현장에서 부메랑 효과는 곳곳에서 나타난다. 그래서 어떤이는 ‘인생은 부메랑’이라는 말까지 했다. 좋은 의미의 부메랑이라면 모를까 상대편을 해코지 하고 결국은 자기에게 화살이 되돌아와 꼽히는 우를 범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신에게 유리한 계책을 꾸민 것이 본인에게 거꾸로 손해가 되어 되돌아 오는 바람에 아픔과 상처를 많이 받는다.
개인적인 인간관계에서도 그렇고 사업적으로도 그렇다. 경쟁자에게 잘못 날린 부메랑이 결과적으론 자기 사업체에 손해로 되받기 일쑤다.
국제무대에서도 부메랑 효과가 운운되기는 마찬가지다. 2년전 9·11 대참사 때 미국을 싫어하는 일부 세계의 여론은 패권주의를 주창하는 미국의 자업자득이라고 꼬집었다. 그 이후 미국이 현재 필사적으로 추진하는 이라크 전쟁 역시 미국입장에서는 사담 후세인의 자업자득이라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이라크는 악의축 1호 국가이며 그 대통령인 후세인은 테러 주범 빈 라덴을 비호하고 국제테러분자들과 연계망을 가진자로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러와 전쟁, 그리고 또 테러…. ‘부메랑 효과’에도 연쇄반응이 작용하고 있다.
의학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반자연적인 상혼이 광우병이다, 소아성인병이다 하는 어처구니 없는 징후의 부메랑이 되어 여기저기서 되돌아오고 있으니 말이다.
어느 정신분석의사가 그를 찾아오는 우울증 환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두 주간만 내 처방을 따른다면 당신은 건강하게 될 수 있다. 그 처방이란 별로 어려운 것도 아니다. 당신은 매일매일 어떻게 하면 남을 기쁘게 해줄 수 있을까를 궁리해서 그걸 실천하면 된다.”
힘든 처방을 기대했던 환자들은 그 처방에 맥이 빠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처방을 잘 따른 이에게선 즉각 효과가 나타났다. 남을 돕고 이웃에게 사랑을 전했더니 우울증이 없어졌다는 고백이었다.
비단 환자들에게만 해당될 처방이 아닌 것 같다. 세상을 향해, 또 남을 향해 선의의 부메랑을 날려보내면 내게 되돌아오는 부메랑은 선의를 싣고 와닿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