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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은 극과 극 … 새로운 결말 주목해 달라"

Los Angeles

2013.11.2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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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 리메이크 일등 공신
한인 프로듀서 로이 리 인터뷰
'올드보이' 리메이크의 숨은 공신은 바로 한인 프로듀서 로이 리(사진)다.'올드보이'의 리메이크 판권 획득부터 개봉까지 모든 과정을 진두 지휘한 로이 리는 그간 '장화 홍련' '시월애'등의 한국 영화를 비롯, '무간도' '링' 등 여러 아시아 영화의 할리우드 리메이크를 성사시킨 바 있는 할리우드의 '파워 프로듀서'다.

그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 연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디파티드'로 제 7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한 4개 부문의 트로피를 거머쥐기도 했다. 그에게서 할리우드판 '올드보이'의 제작 뒷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올드보이'를 리메이크하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10여년 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칸 영화제에서 상영되며 세계적 화제를 모으기 시작할 무렵 영화의 해외 판권을 담당하던 서영주(씨네클릭아시아) 대표의 소개로 작품을 처음 접했다. 보자마자 영어 리메이크의 가능성을 발견해 바로 패키징(※새 영화 제작을 위한 적절한 스태프와 배우들을 찾아 팀을 꾸리는 일)에 들어갔다.

그후 영화에 적합한 감독과 배우를 찾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잘 알려졌듯,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윌 스미스 등도 거론된 바 있다. 무엇보다 자신만의 확실한 관점과 강한 비전으로 새로운 '올드보이'를 만들어줄 감독을 찾고자 했는데, 스파이크 리는 이를 훌륭히 해 낼 수 있는 사람이었다."

- 영화의 최종본을 본 소감은 어땠나.

"파이널 컷이 완성되기까지 수많은 버전을 보고 수정을 거듭했다. 극장에서 개봉한 최종본이야말로 우리가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이라고 확신한다. 지금껏 영화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극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증오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반응은 우리가 충분히 예상하고 기대했던 바다."

- 이야기의 큰 줄기에는 변함이 없지만, 몇몇 변화도 눈에 띈다. 이같은 대본 수정 작업에 얼마나 관여했나.

"시나리오 작가인 마크 프로토세비치('더 셀' '포세이돈' '나는 전설이다'등 집필)를 직접 골랐다. 하지만 세부 사항들은 작가가 영어버전 '올드보이'를 위한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대로 써나갈 수 있도록 따로 간섭하진 않았다. 대부분이 스파이크 리 감독과 마크 프로토세비치가 원하는 이야기 방향에 맞게 수정된 것이고, 프로듀서로서 그 결과물이 아주 만족스럽다. 특히 새로운 엔딩은 내가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뉴올리언스 주에서 촬영을 했는데, 아주 프로페셔널한 분위기였다. 대부분의 스태프들이 스파이크 리 감독과 오랜 시간 함께 일했던 이들이라 서로 호흡이 아주 잘 맞는게 느껴졌다."

- 원작의 유명한 '장도리 액션신'이 큰 변화없이 재현된 느낌이다. 중국 음식점 수조 속 산낙지나 날개를 달고 있는 거리의 소녀 상인 등 원작 속 강렬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

"맞다. 리메이크의 이야기 진행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에 대한 작은 오마주를 많이 넣으려고 노력했다. 원작의 팬들이라면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 세계적으로 유명한 원작을 리메이크한다는 부담은 없었나.

"아주 컸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진정한 걸작이다. 대부분의 팬들이 리메이크가 어떻게 나오건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을 거란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원작을 그대로 카피하는 게 아니라 스파이크 리 만의 해석이 더해진 작품으로 완성시키는 것이었다. 스태프나 배우들과 수개월간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어떻게 해야 원작의 충격적 요소들을 간직하면서도 더 많은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 것인가 고민했다.

부디 관객들도 이점을 기억해 새로운 '올드보이'만의 가치를 잘 알아봐주길 바란다. 한인 관객들도 박찬욱 감독과 스파이크 리의 '올드보이'가 각기 서로 다른 예술이자 엔터테인먼트의 한 형태라고 여기고 즐겨줬으면 좋겠다."


이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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