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착지근한 인스턴트 음식과 패스트푸드에 익숙해 있는 요즘 아이들. 어릴 때부터 콜레스테롤이 많아 비만이나 각종 성인병에 시달리기도 한다.
몸도 튼튼해지고 머리도 좋아지는 채소를 많이 먹이고 싶은 부모들 마음은 한결같지만 입을 막고 도망가는 꼬마들에게 채소를 먹이기란 여간 고역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채소를 섭취하게 하는 방법에도 노하우가 있다. 7살짜리 아들을 둔 주부 정은정씨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요리의 조리법은 그대로 하되 재료만 달리하는 방식으로 채소 섭취량을 늘린다.
아들 조셉이 좋아하는 요리는 파스타나 라비올리 같은 이태리 음식. 우리식 만두와 비슷한 라비올리는 본래 반죽 안에 각종 치즈가 듬뿍 들어가 칼로리가 매우 높지만, 정은정씨는 치즈 대신 각종 야채와 고기를 다져 속을 채운다. 먼저 강력분 1컵과 달걀 1개, 물 1큰술을 골고루 섞어 오랫동안 치대어 반죽을 만드는데, 조금 더 신경을 써서 물 대신 시금치 삶은 물을 이용하면 색깔도 고와지고 시금치의 영양까지 섭취할 수 있다.
“시금치를 살짝 데쳐서 물기를 꼭 짠 다음 믹서에 갈아서 즙을 내면 되죠. 파스타 반죽을 할 때도 빨간색을 내고 싶으면 비트 삶은 물을, 주황색을 내고 싶으면 당근즙을 이용하면 영양도 영양이지만 색깔이 예뻐서 아이들이 참 좋아해요.”
이렇게 만든 반죽을 밀대로 납작하게 밀어 그 위에 다진 고기와 야채로 만든 라비올리 속을 한 입 크기로 동글동글하게 빚어 군데군데 올려 놓는다.
그 위에 반죽을 한 장 덮어 꼭꼭 눌러준 후 모양있는 커터기를 이용해 네모나게 잘라주면 완성. 완성된 라비올리를 끓은 물에 삶아 토마토 소스를 얹어서 낸다. 만두와 비슷하지만 만두보다 예쁘고 일일이 속을 넣어 손으로 빚지 않아도 되니까 간편하다.
아이들 요리에는 시각적 요소도 중요하다. 메인요리만 달랑 담을 게 아니라 버터에 살짝 볶은 베이비 당근이나 두부로 속을 채운 버섯을 곁들여 예쁘게 장식을 해주면 아이들이 한결 즐거워하면서 영양보충까지 되니까 일석이조다.
파이반죽 안에 각종 채소와 닭고기를 잘게 썰어 넣은 치킨 팟 파이(Chicken Pot Pie)도 정은정씨가 추천하는 채소요리 중 하나. 버섯, 브로콜리, 감자, 당근 등 각종 채소와 닭고기를 잘게 다져 치킨브로쓰와 치킨벨루떼 소스와 뭉근히 끓인 뒤 파이 반죽 안에 채워 오븐에서 구워낸 치킨 팟 파이는 아이들이 평소 안 먹던 채소를 듬뿍 먹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아이들이 채소를 싫어하는 이유는 채소의 맛이나 냄새, 또는 혀에 닿을 때의 느낌이 낯설기 때문. 그러나 채소 섭취가 부족하면 신경계나 면역계통의 발육이 나빠져 감기에 쉽게 걸리고 피부나 뼈에 좋지 않은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침착하지 못하고 안절부절하는 등 성격형성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아이들에게 채소를 먹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고려해볼 만하다.
△ 아이가 채소요리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접시나 음식색깔 등 시각적 요소와 맛, 요리법에 신경을 쓴다. 감자를 싫어하는 아이에게는 감자를 삶아 으깨서 치즈를 얹어 주는 등 먹기 편한 조리법을 응용해 본다.
△ 친한 친구들을 초대해 함께 먹도록 하면 자연스럽게 편식을 교정하는 효과가 있다.
△ 케첩 등의 양념을 이용하여 친숙한 맛에 가깝게 조리하여 줄 수도 있다.
△ 아이와 함께 마켓에 가서 직접 채소를 고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 각종 야채의 냄새나 맛, 촉감을 느끼면 채소와 보다 친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