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크리스마스에 개봉하는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사진)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코미디 배우 중 하나인 벤 스틸러가 주연 겸 감독을 맡은 작품이다. 주인공 월터 미티(벤 스틸러) 하루에도 열두 번 씩 다채로운 공상에 빠져드는 남자다. 잡지사에서 일하는 그는 잡지에 실으려던 중요한 사진이 사라지자, 머릿 속 상상을 벗어나 현실 세계의 모험에 뛰어든다. '월터의 상상'은 벤 스틸러가 훌륭한 코미디 배우에 더해 재능 있는 감독이라는 사실을 또렷이 증명한다. 아기자기하고 재기발랄한 상상과 동시에 가슴을 울리는 드라마로 삶의 소중한 지혜를 일깨운다.
월터는 '라이프'란 잡지사의 사진 관리 부서 직원이다. 현실에서는 그저 조용히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인물이지만, 수시로 백일몽에 빠져들어 온갖 공상 속 모험을 즐기곤 한다. 때는 마침 '라이프'가 폐간되고 인터넷 매체로 대체되리란 예고와 함께 대대적 구조조정이 벌어질 참이다. 전설적인 사진작가 숀 오코넬(숀 펜)이 '라이프' 마지막 호 표지로 쓰라고 보낸 사진이 사라지는 일이 벌어진다. 월터는 숀을 만나 위해 모험 가득한 여정을 떠난다.
'월터의 상상'은 스스로 멋진 영웅이 되는 월터의 공상과 그의 보잘 것 없는 현실을 대비하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월터가 머릿 속 공상에서 벗어나 현실의 모험으로 발을 내딛는 과정을 드라마의 주요 줄기로 삼는다. 이를 통해 세상 곳곳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무명의 장인들에게 깊은 존경을 드러낸다. 이와 동시에 현실에 파묻혀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부추긴다. 바로 지금이 꿈에 그리던 모험을 떠날 때라고. 월터의 공상 장면은 어린 아이들의 상상력을 스크린에 옮겨 놓은 듯 재기발랄하고, 월터의 상상이 현실이 되어가는 드라마는 마치 지혜로운 어른의 충고처럼 가슴을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