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만난 인연이지만 그 만남이 너무 소중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리버사이드에 위치한 라시에라 아카데미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근무하는 셜리 지(47·사진)선생님은 11년 전 이 학교 교장 선생님을 통해 만난 분입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은 익숙한 성경의 한 구절입니다. 그 말씀처럼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하는 순수한 마음과 배려의 마음씨를 저는 지 선생님을 통해 배웠습니다. 선생님은 첫 이민자들을 위해 가진 것을 선뜻 내놓는 것은 물론이고 만사에 발벗고 나서 어려운 일을 도와주시는 '이민자들의 천사' 같은 분입니다.
미국 생활에 낯선 우리 가족에게 학교 밖에서도 물심양면 도움을 주시는 모습에 감동했습니다. 소파도 없던 저희 가족에게 "우리집에 여분의 소파가 있는데 급한 대로 가져다 쓰세요"라며 선뜻 내주기도 했습니다.
도움을 받은 것은 저희 가족 뿐만이 아닙니다. 방과 후에는 한국에서 온 지 얼마 안 된 학생들을 모아놓고 영어 때문에 힘들어 하는 아이들의 숙제도 봐주십니다.
심지어 아침을 거르고 오는 학생들에게는 굶고 공부하면 공부도 효율적이지 않다며 매번 직접 빵을 준비해주십니다. 운전이 서툰 기러기 가족들을 위해 공항 픽업을 대신해주시는 것도 한두번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필리핀 태풍 피해자와 화재로 집을 잃은 동료 교사를 위해 그들을 돕고자 직접 펀드레이징 웹사이트를 제작해 성금 모금을 하는 예쁜 마음에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제 아들은 벌써 12학년이 됐지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마음을 열어 들어주고, 언제든지 배려하고 도움을 주시는 선생님의 마음에 큰 감동을 받았던 저는 교사와 학부모의 관계를 떠나 그 분과 좋은 친구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