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보다 키 10㎝ 작은 우리 아이, 성장호르몬 치료 좋을까
'병적 저신장' 어떻게 해야 하나
◆2년 이상 꾸준히 치료하면 효과
성장호르몬제는 저신장에 대한 효과가 입증된 유일한 치료법이다. 저신장은 같은 연령·성별에 따른 표준치보다 3백분위수(100명 중 앞에서 세 번째) 미만을 의미한다. 이기형 교수는 "또래 100명을 일렬로 세웠을 때 키가 가장 작은 두세 명이 저신장"이라며 "요즘은 한 반 인원이 30명 정도이니 그중 제일 작은 아이가 저신장에 속한다"고 말했다.
저신장은 정상적인 경우와 병적인 경우로 구분된다. 저신장의 80%는 부모의 키가 작은 가족성 저신장, 사춘기가 늦게 시작돼 발육이 지연되는 체질적 저신장 등 정상적인 저신장이다.
문제는 병적인 저신장이다. 성장호르몬결핍증·터너증후군(성염색체 이상)·만성신부전증·프레더윌리증후군(식욕을 억제하지 못하는 유전병)·영양결핍 등이 해당된다. 이 교수는 "성장호르몬 치료 대상은 원칙적으로 병적인 저신장"이라며 "하지만 병이 없어도 아이의 예상 최종 키가 매우 작은 특발성·유전적 저신장, 부당경량아(출생체중이 적은 아이) 등에도 성장호르몬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모가 자녀의 정상적·병적인 저신장을 구분하는 방법은 성장 속도다. 이 교수는 "1년에 4㎝ 미만으로 자라면 병적인 저신장으로 본다"며 "키가 작은 아이는 6개월 간격으로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성장속도를 점검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최소한 사춘기 이전 투여해야
병적 저신장이라고 무조건 성장호르몬을 투여하는 건 아니다. 이 교수는 "원인이 영양결핍이라면 영양공급을, 뇌종양이라면 종양 제거를, 갑상선호르몬결핍이라면 호르몬 보충을 한다"며 "아이에 따라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본적인 혈액·뼈 연령·호르몬 결핍 검사 등을 통해 질환 유무와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성장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이 교수는 "모든 아이가 동일한 효과를 보는 건 아니다"라며 "적절한 시기에 2년 이상 꾸준히 치료하면 최종 성인신장에서 5~6㎝ 더 자란다고 보고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병적 저신장 아이는 최종 신장이 10㎝ 이상 자란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치료는 빨리 시작할수록 좋다. 성장판이 많이 열려있고, 뼈 나이가 어릴수록 효과를 본다. 특히 사춘기 이전에 최종 신장의 80%가 자라므로 가능한 한 사춘기 이전에 치료를 시작한다. 이 교수는 "여자는 만 13세, 남자는 만 15세 이후에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특히 여아는 초경 이후 치료 효과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비용 면에서도 어릴 때 치료하는 게 유리하다. 체중이 클수록 성장호르몬 투여 용량이 증가해 비용이 많이 든다. 체중 30㎏을 기준으로 한 달 치료 비용은 60만~70만원(비급여 기준) 선이다.
성장호르몬을 투여하기 위해 병원을 찾을 필요는 없다. 주 6~7일 취침 전에 부모 또는 본인이 직접 피하주사로 투여한다. 최근에는 바늘이 숨겨져 있거나 자동용량조절 기능을 갖춘 전자식 투약기계가 나와 손쉽게 투여한다. 투약은 정량을 1~2년 꾸준히 지속해야 효과를 본다.
부모가 가장 걱정하는 건 부작용이다. 이 교수는 "부작용없는 약은 없다"며 "성장호르몬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부종·두통·관절통·혈당 증가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용량을 줄이거나 일시적으로 중단하면 대부분 정상으로 돌아온다.
◆내 아이 이렇다면 저신장 의심
-또래 평균 키보다 10cm 이상 작다.
-1년에 키가 4cm 이상 크지 않는다.
-같은 사이즈 옷을 2년 이상 입고 있다.
-출생 체중이 2.5kg 미만이면서 키가 작다.
오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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