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식 여행칼럼 '미국은 넓다'] 망망대해 같은 '호수 5총사'
차라리 바다라고 해야 옳다. 망망 대해처럼 끝이 안 보인다. 시카고 공항에 내리기 직전 바다와 같은 큰 호수가 미시간 호수로 짐작을 하긴 하였다.미시간 호수 남쪽 끝에서 북쪽 끝까지 약 430마일이니 호수 하나의 길이가 서울서 부산 거리보다 훨씬 먼 거리이다. 물이 짜지않아 바다가 아니지 겉보기엔 바다도 이보다 더 넓을 순 없다.
세번째 크기의 호수가 이러하니 첫 번째나 두 번째 크기의 호수들은 말해서 무엇하랴. 하기야 5대 호수를 다 합해 놓으면 남북한을 합친 것 보다 두배나 더 넓다.
제일 큰 호수인 슈피리어호(Lake Superior)는 미네소타주와 위스콘신주 그리고 미시간주의 3개 주와 접해 있으며 두 번째로 큰 휴런호(Lake Huron)는 미시간주 그리고 캐나다와 접해 있으며 3번째인 미시건호(Lake Michigan)는 인디애나주, 일리노이스주 그리고 위스콘신주 그리고 미시간주의 4개 주와 접해 있는데 오직 이 호수만 캐나다와 접해 있지않고 전체가 미국에 속해 있다.
네번째로 큰 이리호(Lake Erie)는 미시간,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뉴욕주 그리고 캐나다와 접해 있으며 5형제 중에 제일 막내인 온타리오호(Lake Ontario)는 그 유명한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쏟아지는 물을 받아 생긴 호수이다. 미국사람들은 이 5대 호수를 가리켜 '홈스(Homes)'라 일컫는다. 5대호 머리글 첫 자를 따서 단어를 만들면 Homes가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큰 5대 호수는 애초에 빙하로 인해 만들어진 호수들이다. 이 5대 호수는 미국에 큰 젖줄이나 다름없다.
미시시피강을 비롯하여 각 호수에서 부챗살같이 퍼지는 물줄기들은 풍요로운 미국을 만들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5대호가 주는 혜택은 금전적으로는 도저히 환산할 수 없는 하늘이 준 천혜이다. 5대 호 중에 제일 맏형격인 슈피리오호에는 호수 가운데에 로열 섬(Isle Royale)이라는 국립공원까지 있다. 로열 섬 국립공원 서쪽으로는 미네소타주의 최고봉인 마운틴 이글(Mt. Eagle)이 있다.
이 마운틴 이글 바로 위쪽으로는 1만 개의 호수가 마치 좁쌀같이 널려있다.
2008년 필자는 미 50개 주 최고봉을 등정키 위해 이곳을 찾은 적이 있는데 이 1만 개의 호수에서 내려오는 물들이 전부 슈피리어호로 들어온다.
미시간주의 최북단 즉 5대호 중에서 제일 큰 3대 호수가 한곳에서 전부 만나는 꼭짓점이 있는데 이곳에 있는 도시 이름이 수세인트마리 강(Sault Ste, Marie)이다. 이 도시에 있는 웅장한 다리와 운하를 지나 캐나다로 들어가면 모든 물건값이 미국보다 비싼 편이고 거리와 용량도 Km와 리터로 바뀌어 있다. 캐나다는 자연을 자연 그대로 잘 보존하는 나라이다.
미국의 동부 단풍이 일품이라고 하지만 캐나다 단풍은 그에 비할 바 아닐 정도로 더욱 아름답다. 캐나다로 들어와서 17번 동쪽으로 에스빠냐(Espanola)를 통해 사우스베이 마우스(South Bay Mouth)라는 항구로 와서 페리를 타고 두 번째로 큰 휴런 호의 중앙을 가로 지러 토론토까지 오면 5대 호를 다 보는 셈이다.
온 김에 온타리오 호수 하류에 있는 1000개의 섬까지 들어가 보면 단풍과 나이아가라 폭포까지 보게 되니 이를 두고 양수겸장(兩手兼將)이라 하질 않겠는가. 오라는 곳은 없어도 갈 해은 많으니 건강들이나 유념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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