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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의 시간

Los Angeles

2014.01.0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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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규/국제평화포럼 편집위원
2014년 새해가 왔다. 2014년을 맞이하면서 흔히 새해라고 하는데 묵은 해와 새해의 구분은 무엇일까. 그것은 달력상의 구분이다. 사람들은 새해 첫 해맞이를 위해 높은 산에 오르기도 하고 동해로 가기도 한다. 그러나 어둠을 뚫고 솟아오르는 그 태양은 지난해나 새해나 똑같다.

새해의 오늘은 지난해의 어제와 다를 것이 없다. 강물이 바다를 향해 계속 흘러가듯이 시간도 쉼 없이 우리의 삶과 관계없이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시간'에 대한 이해를 옛날 그리스인들은 '크로노스(chronos )'의 시간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리스 철학자들은 또 다른 시간의 개념을 이야기 했다. 바로 '카이로스(kairos)'의 시간이다. 카이로스는 인격적인 행위와 관계된 시간으로, 어떤 목적에 연결되는 시간이다. 반면 크로노스는 어떤 사건에 관계없이 객관적으로 또는 비인격적으로 똑딱 거리며 흘러가는 시간을 뜻한다.

사람들은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고 말한다. 그것은 카이로스의 시간을 말한다. 그러나 나이에 따라 시간에 대한 느낌은 다르다. 젊은 시절에는 시간이 아주 천천히 흐르는 것 같지만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20대 때는 시간이 20마일로 가더니 50대에서는 50마일, 70대에서는 70마일로 가는 것 같다고 말한다. 왜 그럴까? 종말의 때에 연결되는, 카이로스적 시간개념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시간은 어제나 오늘이나 똑같이 무심히 흐르고 있지만 특별한 목적과 사건이 연결되면 의미있는 특별한 시간이 된다. 2014년이라는 크로노스적 시간에 '새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결심과 목표 등을 세우며 맞이한다면 그것은 카이로스의 시간이 된다.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터스는 "사람은 같은 강물에서 두 번 목욕할 수 없다"는 말을 했다. 무심히 보면 그저 같은 강물에서 목욕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가 목욕하고 나왔을 때 강물은 이미 그가 목욕했던 물이 아니다. 시간은 강물처럼 계속 흘러가고 있지만, 한 때 그 강물에 들어가 목욕하고 나온 사람에게 그 강물은 무심히 흐르는 것이 아니라, 그의 인격체와 어떤 목적에 연결된, 특별한 의미가 부여된 시간으로 흐르게 된다.

그리고 그 강물에서 목욕했던 시간은 그의 마음에 '추억'이라는 의미가 부여된 영원한 시간으로 남아있게 된다.

우리는 시간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2014년 우리에게 선사한 365일, 또는 8760시간을 그저 크로노스적 시간으로 무의미하게 흘려 보낼 것인가? 혹은 이기심, 욕심, 시기, 불평, 불화, 증오, 원한 등의 나쁜 기억들로 점철되게 할 것인가?

아니면 매일, 매시간을 의미있게 보내고, 감사가 넘치는 생활과 이웃에게 베푸는 사랑으로 보람차고 결실을 맺는 시간들로 채울 것인가. 1년 내내 이러한 생활을 계속한다면 금년 마지막 날에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2014년을 가득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는 전적으로 매일, 매순간 나의 인격적 결단에 달려 있다.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사는 사람들은 성서의 구절에도 있듯이 '하루를 천년같이, 또 천년을 하루같이'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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