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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안누는 이 없다(Everyone Poops)’, 변기의 모든 것

Washington DC

2003.05.0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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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이런 변기도 등장하지 않을까?

언젠가는 이런 변기도 등장하지 않을까?

 (Washington Post 제휴) KidsPost에서
 
 하루에 다섯번 정도나 찾으면서도 입에 올리려고는 하지 않는 것. 어쩌다가 입에 담아야만 할 때에는 목소리를 낮춰 쉬쉬 하며 말하는 것.

 다름 아닌 토일렛(toilet), 변기를 말한다.

 화장실, 변소, 측간, 해우소(解憂所, 근심을 푸는 곳이란 뜻으로 절간에서 쓰는 표현), 아니면 그냥 거기… 우리말에서도 이렇게 부르는 말이 여럿이듯이 영어에서도 변기에 대한 표현은 다양하다.(역자 사족)

 영국에서는 루(loo)라고 부른다. 선상에 있으면 헤드(head). 은밀해야 한다는 뜻에서 프라이비(privy), 프랑스 실내용에서 어원을 둔 커모우드(commode), 없어서는 안되기에 네시서리(necessary)로도 불린다. 야영장에 있는 변소는 러트린(latrine)이라고 부른다. 또 몇 십년 전만 해도 미국에서도 시골에선 우리 뒷간에 해당하는 아웃하우스(outhouse)가 있었다.

 “똥 안 누는 이 없다(Everyone Poops)”란 말은 진리인 동시에 인기 높은 동화책의 제목. 제 아무리 진리라고 해도 식탁에서 나누는 대화에서 화장실 얘기는 금물임이 확실하다. 하지만 또 화장실 유머처럼 널리 퍼져있고 재미있는 것이 따로 없다.

 그러기에 국제 변기 박물관도 있는 것이 아닌가. 1994년 인도의 뉴델리에서 문을 연 이래 방문객이 끊이지를 않는다고 한다.

 이곳의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로서야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전세계의 40% 가량은 아직 현대식 변기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도시사람 중에서도 절반만 현대식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다고 5천년 넘는 유구한 변기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 이 박물관 설립자 파탁씨는 말한다.

  변기의 태동

 사람의 배설물을 처리해 보려는 노력은 오랫동안 인류의 도전거리였다. 처음에야 길에서든 들판에서든 아니면 물에서든, 별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용무를 보고 나서 치우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오늘날에도 ‘열린 공간’에서 용무를 보는 것은 여러 개발도상국가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분뇨 공간을 통제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예를 들자면, 기원전 2천5백년경 인도의 하라파 문명에서는 물을 사용하는 조악한 형태의 가정내 변기가 있었다. 이 변기는 보다 발전된 하수처리 시스템에 연결됐다. 또 고고학자들은 기원전 2천1백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집트에서 좌변기를 발견한 바 있다. 중국에서는 흐르는 물을 이용한 변소가 발견됐는데 기원전 206년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런 초기의 발명은 아주 드문 것이어서 분뇨를 처리하는 사적인 실내공간에 대한 개념이 떠오르기 시작한 것은 한참 후의 일이다.

 프라이비(privy)라고 불리는 초기의 앉아누는 변소에는 구덩이(pit) 위에 한줄로 된 나무 또는 돌의자가 있었다. 사람들은 여기에 앉아서 편안한 자세로 가십을 즐기고 거래도 했다. 옆에는 물 바케츠가 있고 그 안에는 스폰지를 단 막대기가 있었다. (왜 그런 게 필요한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

 점토, 구리 또는 은으로 만든 작은 요강(chamber pot)은 여러 세기 동안 사용되어 왔다. 침대 가까이 둠으로써 야밤에 변소까지 가지 않아도 됐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여행이나 파티를 갈 때 요강을 들고다녔다.

 요강은 손으로 비워야 했는데 대개는 내용물을 창밖으로 던지곤 했다. 그래서 프랑스에서는 ‘물 조심!(Gardez l'eau!)’ 소리가 시내 골목마다 울려퍼지곤 했다. 콜레라와 이질 같은 전염병이 중세에는 창궐한 이유가 바로 이런 행태 때문이다. 이러한 질병들과 비위생적인 환경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밝혀낸 이가 오랫동안 없었다. 현대식 변기가 수백만의 생명을 지켜왔다고 말해도 될 것이다.

  16세기에서 18세기 사이에
 
 1596년 여왕 엘리자베스 1세의 대자(godson) 존 해링턴 경이 최초의 물변기(water closet)를 고안해냈다. 흐르는 물을 이용해서 똥(waste)을 씻어내리는 변기다. 그런데 여왕은 이 새로운 발명품을 보고 좋아하기 보다는 상을 찡그렸다고 한다. 여왕은 자신의 클로즈-스툴(close-stool, 속에 요강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게 두껑을 달아 장식한 상자)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현대 기술이 실질적으로 처음 시작된 것은 18세기로 본다. 흡수관(siphon)과 밸브 시스템이 1700년대 말에 처음으로 고안됐다.

 그러나 요강은 여전히 대중적이었고 도자기로 만든 요강은 종종 예술품 취급을 받기까지 했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이름이 박힌 프랑스제 요강을 좋아했다.
 
  19세기에서 21세기로
 
 수세식 변기(flush toilet)를 발명한 사람이 토마스 크래퍼(Thomas Crapper)라는 말이 있다. (크랩(crap)이 똥이란 말이니 더 그럴 듯하게 들린다. 역자 주) 그러나 런던 출신의 유명한 이 배관공은 수세식 변기를 발명했다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처럼 기존의 변기 기술에 개량을 했다고 봐야 한다. 1차대전 당시 병사들은 그의 배관회사에서 제작한 변기에 크래퍼의 이름이 있는 것을 보게 됐는데 거기에서 “크래퍼를 사용하라(using the crapper)”는 표현이 나왔다.

 1885년 영국의 토마스 트와이포드가 몸통이 하나로 된 도자기 변기를 발명했는데, 씻기에 편한 이 변기는 오늘날 우리가 이용하는 변기와 아주 흡사했다.

 오늘날에는 물을 절약하는 것이 변기 제조업체의 큰 관심사항이다. 가정에서 물을 가장 많이 쓰는 것이 바로 변기다. 물을 전혀 쓰지 않는 새로운 변기가 있는데, 기본적으로 똥을 재로 만드는 방식이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변기 물탱크의 크기를 제한하고 있는데 적은 물로 깨끗이 씻겨내리지 않는다는 불만 때문에 종전 크기의 큰 변기를 구하러 캐나다로 가는 사람들도 있다. 역자 주)

 변기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변을 분석해서 사용자의 건강상태를 파악, 컴퓨터로 의사에게 보고서를 보내거나 그로서리 가게에 보내 적절한 다이어트를 주문하는 그런 변기를 한번 상상해 보라. 자동차 뒷좌석에 변기를 다는 아이디어도 있다. 완전 이동형 요강인 셈.

 또 어떤 혁신이 나올지 모른다. 2004년 중국에서 열릴 세계 변기 정상회담(World Toilet Summit)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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