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심하다. 낮은 이른 여름에 가깝고 밤은 겨울이다. 사계절의 옷이 어수선하게 옷장에 걸려있고, 제법 부피 큰 옷들이 빨래통에 들어가면 금세 차 버린다. 요즘같은 날씨에는 좀 덜하긴 하지만 겨울에는 빨래를 공들여서 해야하는 옷들이 많다. 니트, 실크 스카프, 모직 코트, 스키복까지 흔히 드라이클리닝을 해야 하는 옷들이다.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런 겨울옷들을 꼭 세탁소에 맡겨야하는 건 아니다. 드라이클리닝 전용세제도 나와있고, 옷감의 성질을 꼼꼼하게 파악하면 오히려 집에서 세탁하는 것이 나은 경우도 있다. 겨울옷을 집에서 세탁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니트
먼저 섬유 혼용률을 살핀다. 양모, 캐시미어, 알파카, 앙고라가 100%에 가까우면 드라이클리닝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50% 이하일 경우는 한두 번 드라이클리닝을 한 후에 손빨래를 하는 것이 좋다. 세탁기를 사용할 경우 보풀이 일기 쉬우므로 손빨래가 더 안전하다.
보풀이 일거나 장식이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옷을 뒤집어서 망에 넣고 손으로 꾹꾹 눌러 세탁한다. 미지근한 물에 울 전용세제를 사용한다. 수건 위에 올려 물기를 살짝 빼주고 형태를 잡아 평평한 곳에 널어 말린다. 보풀이 일어나는 것을 막으려면 가볍게 자주 빨래를 하는 것이 좋다.
양모가 섞인 니트가 줄었을 경우 회생시키는 방법이 있다. 지방 성분을 활용해 줄어든 니트를 복원할 수 있다.
먼저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와 헤어린스(지방성분)를 1:1의 비율로 풀어준다. 여기에 줄어든 니트를 10분 정도 담가준다. 수건으로 물기를 적당히 말려준 후 본래 크기대로 늘려가며 모양을 잡아준다.
반대로 늘어난 니트를 줄이려면 잘 보이는 실과 바늘로 본래 모양 크기를 표시한 후 스프레이에 미지근한 물과 섬유 유연제를 담아 골고루 뿌린다. 스팀 다리미로 옷에 직접 닿지 않게 다려주면 제자리로 돌아온다.
▶스키복
스키복을 드라이클리닝 하는 것은 오히려 금물이다. 기름으로 옷의 오염을 제거하는 드라이클리닝은 의류의 기능성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기능성 의류의 생명인 발수력을 오히려 떨어뜨릴 수 있다. 미지근한 물에 아웃도어 전용세제나 중성세제를 잘 푼 뒤, 부드럽게 손세탁을 하거나 세탁기의 울코스를 활용하면 된다. 지퍼와 벨크로, 단추 등을 잠근 상태에서 세탁하고, 표백제나 섬유 유연제는 기능성 코팅 성분이 제거될 수 있기 때문에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목깃이나 소매 등 오염이 심한 곳은 전용 세제를 물에 희석해서 전용 솔로 살살 문질러 세탁한다. 물기를 살짝 제거하고 옷걸이에 걸어 그늘에서 말린다.
▶패딩점퍼
오리털이나 거위털은 드라이 클리닝할 때 '솔벤트' 성분이 깃털의 유분을 녹여 오히려 수명이 단축되기 쉽다. 먼저 소매 안쪽이나 목부분 등 때가 잘 타는 곳은 애벌빨래를 한 후 지퍼를 잠그고 세탁망에 넣어 미지근한 물에 전용세제나 울세제를 넣고 10분 정도 살살 주물러 빨거나 울세탁 코스를 사용한다. 이때도 섬유유연제나 표백제는 사용하지 않는다.
▶천연 가죽 재킷
가죽 옷은 잘못 보관하면 곰팡이가 피거나 탈색되기 쉬워 더욱 주의해야 한다. 만약 오염 물질이 묻었다면 식빵이나 지우개로 문질러 제거할 수 있다. 가죽 의류는 평소에 입고난 후 콜드크림이나 우유로 닦아주면 기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가죽을 보관할 경우 어깨가 맞는 옷걸이에 걸어서 그늘에서 보관하고, 가죽이 냄새가 날 경우 천으로 된 덮개를 씌워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걸어두면 냄새가 어느 정도 사라진다.
▶실크 스카프
우선 중성세제 또는 울세제를 푼 미지근한 물에 스카프를 담그고 가볍게 흔든다. 그 다음에 깨끗한 물에 헹구고 섬유 유연제 푼 물에 마지막으로 헹구어 준다. 세탁하기 전에 스카프 물이 빠지거나 세탁이 가능한 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젖은 수건으로 스카프 끝 부분을 문질러 보고 물이 빠지지 않는다면 물 세탁이 가능하다.
실크 스카프에 오염이 심한 부분이 있을 경우에는 중성세제를 젖은 천에 묻혀 살살 문질러주면 된다. 흰색 실크 스카프는 세탁하기 전 우유에 잠시 담그거나 헹굴 때 우유를 조금 넣어서 헹궈주면 색을 유지하는데 효과가 있다.
세탁 후 비틀어 짜지 말고 스카프 전체를 탁탁 털어 물기를 제거한 후 마른 수건에 펼쳐 놓고 돌돌 말아 나머지 물기를 제거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