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어린이와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3년 연속 꼴찌를 차지했다. 대상은 전국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생 6410명이다. 행복지수는 물질적 행복, 보건과 안전, 교육, 가족과 친구관계, 행동과 생활양식, 주관적 행복 등 6가지 영역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학생 자신만의 행복정도를 나타내는 '주관적인 행복' 지수에서 연속 최하위를 차지한 것이다. 주관적 행복 지수는 주관적 건강과 학교생활 만족도, 삶의 만족도, 소속감, 주변상황 적응, 외로움 등 6가지 영역의 회답률을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이 순위는 공부 압박이 심한 나라로 알려진 일본이나 중국과 비교해도 크게 낮은 것이다.
그러면 한국 학생들의 행복지수가 이렇게 낮은 이유가 무엇일까? 교육의 방법이 문제다.
유대인 엄마와 한국 엄마가 학교에서 돌아 온 아이에게 묻는 내용은 어떻게 다를까? 유대인 엄마는 "오늘 선생님에게 무슨 질문을 했니?"라고 묻는 반면 한국 엄마는 "오늘 시험본 것 몇 점 받았니?"라고 질문한다.
유대인 엄마는 아이가 다른 학생들과 구별되는 창조성을 나타내는 자기표현을 제대로 했는지를 확인하는 질문을 하고, 한국 엄마는 아이가 시험을 통한 경쟁에서 우월한 성적을 받았는지를 확인하는 질문을 했다.
유대인 엄마는 시험성적의 우열보다는 비판적인 사고를 통한 자아성장에 관심이 있다. 반면 한국인 엄마는 자기개발보다는 주입적인 지식을 평가하는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 다른 학생들보다 앞서기를 원한다. 경쟁에서 함께 같이 가는 것이 아니라 남을 무너뜨리고 독주하기를 바란다. 사회도 그런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00년 한동대학 강단에 섰을 때 가장 놀란 것은 학생들이 질문을 별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내가 가르쳤던 미국 대학생들과 아주 대조적이었다.
미국 대학 교육은 학생들이 중심이 되는 토론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한국 대학 교육은 교수의 일방적인 주입식 강의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 대학생들은 초·중·고교 시절에 동일한 지식을 암기하고, 이를 좋은 시험성적으로 연결하는데 익숙했기 때문에 질문을 통한 자기표현에는 관심이 없다. 반면 미국 대학생은 어린 시절부터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 사이의 토론을 통해 창조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기르는 기회를 가졌다.
즉 한국 교실에서는 같은 지식을 같은 방법으로 공부해 동질성을 키우지만 미국 교실에서는 같은 지식을 여러가지 다른 방법으로 진행해 다양성을 증진시킨다.
우리 인간은 모두 다르게 태어났다. 그래서 교육에서 그 다름이 최대한으로 인정되고 개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주입식 강의를 하기보다는 학생들에게 자기 의견을 적극적으로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서 시험 성적과 무관하게 자신은 타인과 구분되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자아를 발견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