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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 원인 청모세포 살려낸다

Los Angeles

2003.06.0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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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한번 손상되고나면 재생이 불가능한 청모세포를 실험동물 기니피그의 내이에 재생시키는 실험이 성공함으로써 앞으로 청각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미시간대학 의과대학 이비인후과 전문의 예호나시 라파엘 박사는 ‘신경과학’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다 자란 기니피그의 내이액에 태아의 청모세포 발육에 필요한 유전자(Math-1)를 투입해 새로운 청모세포가 자라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과거 1980년대 말에 닭의 귀에 청모세포를 유전요법으로 재생시킨 일은 있지만 포유동물의 내이에 청모세포가 재생된 것은 처음이다.

내이의 달팽이처럼 생긴 기관인 와우에는 약 1만6천개의 청모세포가 있으며 이 세포에는 털모양의 돌기가 있어서 음파를 신경충동으로 변환시켜 뇌로 전달함으로써 들을 수 있게 된다.

청모세포는 태어날 때부터 없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노화, 감염, 유전적 요인, 특정 약물이나 고음 노출 등에 의해 손상되며 한 번 손상되면 재생이 불가능하다. 청각장애자들은 90% 이상이 청모세포가 파괴되거나 손상된 사람들이다.

라파엘 박사는 Math-1 유전자가 담긴 용액을 기니피그 14마리의 와우 주위의 내이액에 외과적으로 살포한 결과 25일에서 50일 사이에 모두 미성숙 청모세포가 나타났다. 이 미성숙 청모세포들은 와우에 있는 기존의 청모세포들과 섞여 있었으며 그 중 일부는 와우 밖 내이에 자라고 있었다. 청모세포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닌 곳에 있다는 것은 미성숙 청모세포들이 저절로 자란 것이 아니고 Math-1 유전자 투여에 의해 생겨난 것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라파엘 박사는 설명했다.

라파엘 박사는 또 일부 미성숙 청모세포 쪽을 향해 신경섬유들이 자라고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고 밝히고 이는 신경조직이 새로운 청모세포와 연결을 이루게 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모세포는 신경섬유와 연결되어야만 음파신호를 뇌에 전달할 수 있으며 신경섬유와 연결되지 않으면 청모세포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

라파엘 박사는 내이액은 청모세포 돌기의 움직임을 자극해 전기신호를 만들며 이 때 신경섬유가 이 신호를 받아 뇌에 전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새로 생긴 청모세포가 얼마나 오래 수명을 유지할지와 과연 본래 기능을 발휘할지는 아직 알 수 없으며 앞으로 이 유전자 요법을 이용해 듣지못하는 기니피그의 청각을 회복시키는 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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