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은 급하게 열 나고 힘 빠져…감기와 전혀 달라"

기승하는 돼지독감 일문일답…김 알렉스 감염내과 전문의
기관지염 등 합병증 유발
날씨 따뜻해도 환자 늘어
일단 걸리면 2~3주 걸려

"감염 전문의들이 올해 독감을 워치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9월부터였어요. 점점 기승을 부리다가 지금이 아마 피크인 것 같은데 독감이 언제까지 갈지는 저희 전문의들도 예측하기 힘든 게 독감 바이러스입니다." 세인트 빈센트 병원 김 알렉스 감염내과 전문의로부터 올해 독감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들어 보았다.

-어디가 가장 심한가

항상 독감이 가장 심한 지역은 가장 추운 지역이다. 즉 중서부 지역으로 일리노이주를 비롯해 인디애나, 미시간, 미네소타, 오하이오 주 등이다. CDC(연방 질병예방 및 통제국)에서는 매년 독감에 대한 통계를 사망자수 보다는 감기증세를 가진 100명 중에서 의사가 독감(flu)으로 진단을 내리는 비율로 발표하는데 미전역 평균이 현재 25%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가주는 42%로 높은 지역에 속한다.

-지금 병원 현황은 어떤가.

독감 입원환자 중에서 다행히 사망자는 없는 상태다(지난 21일 현재). 최근 3~4주 동안에 갑자기 많아져서 하루에 독감으로 입원하는 케이스가 3~4 건이다. 독감 자체로 입원하는 것보다 합병증인 기관지염이나 주로 폐렴으로 심각해지는 케이스가 많아 합병증을 조심해야 한다.

-이번 독감의 특징을 자세히 설명해달라.

올해 독감은 97.8%가 '인플루엔자 A'이고 2.2%가 '인플루엔자 B' 타입으로 밝혀졌다. 인플루엔자 A에는 H1N1, H3 등등의 바이러스 종류가 있는데 이 중 가장 많은 것이 H1N1으로 독감에 걸린 사람의 65%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H1N1은 모두가 잘 기억하고 있는 2009년 멕시코에서 터진 소위 '돼지독감' 바이러스다. 당시 5월로 춥지 않을 때 이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렸다. 대부분 독감 바이러스는 추울 때 활발하게 감염되는데 이 돼지독감은 날씨가 따뜻해도 기승을 부리기 때문에 가주지역이 겨울치고는 그렇게 춥지 않은 상태인데도 독감 환자가 계속 늘고 있는 것이다.

-다시 찾아온 돼지독감의 증세는 어떤가.

증세 자체는 별 차이가 없다. 워낙 독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데 2009년부터 매해 독감 백신에 이 돼지독감에 대한 성분이 들어있어 계속 예방주사를 맞았으면 걸렸다해도 사실은 원래 증세보다 훨씬 덜하다. 증세는 갑자기 고열이 나고, 기침, 목이 아프고, 콧물이 흐르거나 막히고 온몸이 쑤시면서 아프다. 두통과 특히 온몸에 힘이 빠져 피곤감이 몰려온다. 심한 경우 구토,설사로 마치 스토먹(stomach:위장) 플루로 오해할 수 있는데 이런 증세는 어른보다 아이들에게 더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부모들이 잘 주시해야 한다.

-일반 감기가 독감이 되나.

많은 환자들이 증상이 심해져서 병원을 찾았을 때 감기가 오래 돼서 결국 독감에 걸린 것 같다고 하는데 일반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매해 기승을 부리는 독감 바이러스(인플루엔자)는 엄연히 종류가 다르다. 따라서 일반 감기가 증세가 심해져서 그것이 독감으로 되지 않는다. 일반 감기로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또다시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이다.

-독감약에 대해서 설명해달라.

일반 감기약은 의사 처방없이 약국에서 사먹어도 되지만 독감의 경우 치료약은 의사가 처방해주는 태미플루이다. 지금은 거의 없는 상태라는 보고가 들어오고 있는데 1월말 정도 되면 다시 보급될 것 같다. 태미플루는 증세가 아주 심한 경우에 먹는 독감 치료약이다. 저도 얼마전에 독감에 걸렸는데 태미플루 없이 일반 감기약을 먹고 나았다. 매년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기 때문에 앞서 설명한 대로 백신에 들어있는 돼지독감에 대한 약 성분으로 인해 몸안에 어느 정도 면역이 생겨서 며칠간 약간의 증세가 있다가 회복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이라도 독감 백신을 맞으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독감 백신 맞아도 걸리나.

백신이 몸 안에서 면역체를 만드는 데 1~2주가 걸린다. 얼마 전 30대 젊은이가 독감이 심해서 입원했는데 바로 이런 케이스였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은 지 3일 만에 독감이 걸렸다. 백신을 맞은 후에 적어도 2주일 동안은 조심해야 한다. 사람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자주 손 씻는것이 좋다.

-독감에 걸리면 어떻게 하나.

일반 감기와 독감의 차이를 알아서 즉시 대처하는 것이 최선이다. 일반 감기는 서서히 증세가 나타나는 반면 독감은 한순간에 열이 높이 오르면서 무엇보다 기운이 쏙 빠진다. 몸이 쑤시면서 힘이 하나도 없어진다면 머뭇거리지 말고 의사를 찾아가 필요한 약처방을 받는 것이 이번 독감에 대한 대처법이다. 일단 걸리면 1주일, 개인에 따라서는 2~3주도 간다.

김인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