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는 압도적이었다. 올림픽 2연패를 이룬 성과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록뿐만이 아니다. 목표를 향해 수도사처럼 끊임없이 자신을 다듬어가는 삶의 태도, 다른 사람을 대하는 자세까지 그렇다. 어린 시절 그를 지도하고 지켜본 은사들부터 최근 파격 화보를 촬영한 기자까지, 이상화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인다. 지인들에게 '이상화란 누구인가'를 물었다.
▶김한기 은석초 교장(초등학교 당시 체육교사)=상화는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했다. 스케이트 선수가 안 됐다면 서울대를 갔을 수도 있다. '올 수'를 맞은 적도 있다. 다재다능했다. 상화 집에 피아노가 없었는데, 혼자 피나게 연습해 피아노 콩쿠르에서 금상을 받았다. 입상을 하니 상화 아버지가 피아노를 사줬다. 그만큼 영리하고, 욕심 많은 선수다.
▶이기웅 휘경여중 교감(중학교 당시 체육교사)=운동선수임에도 결석이 거의 없었다. 체육 특기생 면접을 볼 때 가장 먼저 보는 게 출결이다. 상화는 일반 학생들처럼 수업을 빠지지 않았다. 중학교 3학년 때는 개근이었다.
▶전풍성 스케이트 코치(초등 4학년부터 중 3까지 지도)=상화가 중학교 시절 국제 친선전에서 2등을 했다. 근데 시상식에 나오지 않고 구석에 숨어 울고 있었다. '1등을 못 해서가 아니라 목표로 했던 기록이 안 나왔어요'라며 대성통곡했다. 라커 룸에서 울다가 분에 못 이겨 화장실 가서 또 울더라. 그만큼 욕심 많은 선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