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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국밥 한 그릇에 사랑 가득

New York

2014.02.20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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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나눔국밥' 운동 시작
노인.노숙자에 무료 대접
플러싱 박산발 국밥집서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이 어려운 한인 동포사회에 희망이 될 수 있다면…."

지난 17일부터 '희망나눔국밥'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플러싱 박산발 국밥집의 최진성 사장과 김진철 퀸즈희망나눔재단 사무총장의 바람이다.

희망나눔국밥 운동은 돈이 없을 때 나눔국밥집에 들러 국밥을 공짜로 먹은 후 다음에 여유가 생기면 그때 비슷한 처지에 있는 누군가를 위해 국밥값을 기부하는 방식이다.

최근 관심을 모았던 '서스펜디드 커피(suspended coffee)' 일명 '맡겨둔 커피' 운동 방식을 차용했다. 이는 커피를 마실 때 미리 한 잔 값을 더 내고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무료로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맡겨 놓은 일종의 커피기부운동을 의미한다.

재단에 따르면 우선 익명의 독지가가 100인분의 국밥값을 미리 박산발 국밥집에 '맡겨놓은' 상태다. 이에 따라 박산발 국밥집은 매일 오전 10시~오후 2시 오후 5시~8시 점심.저녁 식사 시간에 맞춰 75세 이상 한인노인과 한인노숙자 일용직 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무료 국밥을 제공한다.

김 사무총장은 "형편이 어려웠던 유학생 시절 누군가가 사주던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이 큰 힘이 됐다"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포들에게 작은 도움을 주고 싶어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독지가가 나의 사업 취지를 듣고 '나도 사업에 실패해 어려운 시절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을 먹고 재기에 성공했다'며 선뜻 100인분 값을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박산발 국밥집은 3대가 이어온 함경도식 국밥으로 2012년 9월 문을 열었다. 일체 조미료를 쓰지 않고 집에서 먹는 편안한 밥상처럼 제공한다.

한국전쟁 당시 고향을 떠나 피난 온 최 사장의 할머니는 소고기 국밥집을 운영하며 최 사장의 어머니를 길렀고 또 어머니 역시 국밥집을 운영했다. 맞벌이하는 부모님 때문에 할머니가 최 사장을 포함해 5남매를 키우며 함경도 국밥을 자주 해 먹였는데 그 때 그 맛을 뉴욕까지 가지고 온 것이다.

최 사장은 "내가 직접 겪지는 않았지만 부모와 할머니 세대가 경험한 전쟁과 배고픔 슬픔 등을 생각하며 내가 언젠가 성공하면 반드시 어려운 이웃들을 돕겠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재단에서 사업 취지를 전해왔을 때 바로 동참 의지를 전했다"고 밝혔다.

퀸즈희망나눔재단(646-465-0841 [email protected])은 학생과 가정주부 사업가 목사 등 네 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비영리재단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재단은 이번 나눔 운동을 다른 업종까지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박산발 국밥집 718-840-8467.

서승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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