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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10년 라이벌' 아사다의 눈물

울지 마오…그대 있었기에 연아 있었다오
주니어 시절엔 독보적 존재
김연아도 한때 열등감 느껴

소치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이 열린 19일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가장 마지막 순서인 30번째로 나선 아사다 마오(23·일본)는 쇼팽의 '녹턴 E 플랫 장조'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아사다는 첫 점프에서 필살기인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 점프)을 시도했지만 엉덩방아를 찧었다. 트리플 플립에서도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은 아사다는 마지막 콤비네이션은 점프를 시도조차 못했다. 55.51점으로 16위였으며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듯한 표정이었다. 20일 자유종목에서는 142.71점으로 선전했지만 합계 198.22로 6위에 그쳤다.

'김연아의 10년 라이벌' 아사다의 시대가 결국 막을 내렸다. 지난해 4월 아사다는 "올림픽이란 최고의 무대를 집대성하는 의미로 메달보다 스케이팅 인생 최고의 연기를 하고 싶다"며 소치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할 것임을 밝혔다.

아사다는 주니어 시절 김연아에게 거대한 벽 같은 존재였다. 2004년 첫 대결에서 30점차 이상으로 이겼다. 김연아는 자서전에 '왜 하필 저 아이(아사다)가 나랑 같은 시대에 태어났을까 이런 생각도 들었다'고 열등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아사다는 2008년까지 김연아와 세계 정상을 양분하며 피겨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후지TV가 소치 올림픽 후 두 시간짜리 아사다의 일대기 방송을 준비할 만큼 그녀는 일본의 국민 영웅이다.

그러나 2009년 3월 LA의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벌어진 세계선수권에서 김연아가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격차가 점점 벌어졌고 이후 2인자란 꼬리표가 따라 붙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도 김연아에게 밀려 은메달에 그쳤다. 절치부심한 아사다는 점프의 기초부터 뜯어 고치고, 필살기 트리플 악셀 연마에 심혈을 기울였다.

2011년 간경변으로 타계한 어머니의 묘소를 찾아 금메달을 따오겠다고 다짐했고 러시아 출국 날 선수단 유니폼을 입고 모녀의 추억이 서려 있는 단골 요리집을 홀로 찾아 마음을 다잡았다. 하지만 단체전에서 실망스러운 연기를 보인 아사다는 개인전에서도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다.

사토 노부오(72) 코치는 "훈련을 잘 소화했고 몸 상태도 좋았다. 큰 무대 경험이 많은 선수가 왜 이렇게 무너졌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일본 국민도 충격에 빠졌다. 일본 커뮤니티사이트 투채널(2ch.net)에는 "세금도둑" "대륙을 횡단하고 수영해서 돌아오란"란 악플까지 쏟아졌다.

아사다는 김연아에 대해 "옛날부터 좋은 라이벌이 있어 성장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았다"고 했다. 둘은 서로를 이기기 위해 애를 썼고, 정상을 놓고 싸웠다.

그러나 이젠 각자의 길을 가야 한다.

최준호·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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