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읽고 손편지 쓰고 가끔 생각 없이 머리를 식혀라
'디지털 디톡스' 어떻게 할까
◆첫째 디지털 치매를 경계하라
스마트기기 중독은 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증상이 '디지털 치매'다. 정식 병명은 아니지만 국립국어원은 '휴대전화와 같은 디지털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한 나머지 기억력과 계산 능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라고 디지털 치매를 정의한다.
뇌는 쓰면 쓸수록 발달하고 쓰지 않으면 퇴화한다. 일반 치매(알츠하이머 치매)는 세포손상이 일어나 상실된 뇌기능을 되살릴 수 없지만 디지털 치매는 뇌의 일부 기능이 일시적으로 약화된 것이기 때문에 노력하면 회복될 수 있다. 전화를 걸 때는 스마트폰의 단축버튼을 누르거나 연락처 검색을 하지 않고 직접 번호를 누른다. 간단한 계산은 암산으로 한다. 인터넷에 올라온 글.기사보다 신문.책 같은 활자매체를 읽는 게 좋다. 친한 사람에게 손편지를 쓰는 등 아날로그적 생활로 회귀하는 것이 디지털 디톡스의 한 방법이다.
◆둘째 아무 생각 없이 휴식하라
뉴턴과 아르키메데스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멍하게 앉아 있다가 각각 만유인력과 부력의 원리를 발견했다는 사실이다.
뇌에도 휴식이 필요하다. 진정한 휴식은 스마트폰.인터넷.TV에서 벗어나야 한다. 명상을 통해 심신을 이완하거나 멍하니 앉아 하루 동안의 생각을 정리해본다. 새로운 것을 채우기 위해서는 일단 비워야 한다는 것을 명심한다.
◆셋째 운동으로 육체의 건강을 돌봐라
디지털디톡스는 뇌로만 하는 게 아니다. 평소 운동을 열심히 하면 우울증.치매에 걸릴 확률이 적고 스트레스도 감소한다. 스마트폰이나 게임에 중독된 자녀에게도 '게임 그만해 하지마'가 아니라 '밖에서 야구시합 해 축구를 해'라고 권장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넷째 오프라인 관계를 강화하라
스마트폰 중독자의 상당수는 SNS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게시물에 다른 사람이 댓글을 달거나 호응하지 않으면 우울해 한다. 또 다른 사람의 게시물에 댓글을 다는 행위에도 열중한다. 하지만 SNS는 가상의 공간에 지나지 않는다. 서로의 글에 '좋아요'를 클릭하며 쌓은 우정은 오프라인의 관계보다 깊지 않다. 가족.친구들과 만나 야외활동을 하거나 수다 떠는 시간을 늘린다. 직접 만나서 감정과 마음을 주고받는 대화는 뇌의 긴장을 풀어주고 기억력을 담당하는 해마의 작용을 촉진한다.
◆다섯째 올바르게 사용하라
스마트폰의 사용을 피할 수 없다면 최소한의 규칙을 정한다. 먼저 자신이 하루에 게임.SNS.인터넷 중 스마트폰의 어느 기능에 불필요한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지 파악한다. 스마트폰의 어떤 특성에 중독돼 있는지 파악해야 더욱 효과적으로 탈출계획을 세울 수 있다. 꼭 필요한 앱 외에는 모두 지운다. 필수 앱을 5개 미만으로 정해 놓고 스마트폰을 자신의 사용목적에 초점을 맞추어 사용한다.
스마트폰 사용금지 구역.시간대를 정하는 것도 좋다. 무작정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기려고 하기보다 '아침 9시~12시까지 업무용 외의 스마트폰 사용 금지' '퇴근 후 1시간은 스마트폰 꺼 놓기'라는 식의 목표를 정한다.
스마트폰 중독 '모전자전'… 대물림 끊자
엄마에게 필요한 '디지털 디톡스'
"자기 전 잠깐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는 게 벌써 새벽 4시가 되었네요. 일주일에 두세 번은 이럽니다. 혹시 저처럼 스마트폰에 중독된 엄마들 있나요?"
"딸을 안고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검색하다가 아이가 뒤로 넘어가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적이 있어요. 하지만 그때 뿐,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겠어요" "카카오스토리를 끊어야 할까 봐요.
엄마의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은 아이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이번 주제는 '스마트폰에 중독된 엄마, 디지털 디톡스(Detox, 해독)하세요'다.
스마트폰 중독은 이미 현대인에게 심각한 문제다. 버스·지하철에서는 물론, 길을 걷거나 사람과 마주 앉은 순간에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이들이 상당수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게 스마트폰은 필수품과 같다. 다른 엄마들과 육아법을 공유하는 통로이자, 때로는 아이를 달래는 장난감 역할을 한다.
주부 스마트폰 중독의 대표적인 유형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중독'이다. 한국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의 SNS이용률은 30.5%로, 2012년 23.6%에 비해 대폭 증가했다.
주로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스토리·블로그를 이용한다.
4세 남아를 둔 주부 유경민(34)씨는 "스마트폰으로 아이 사진을 찍어 바로 블로그에 올린다. 처음에는 육아기록용으로 시작했는데 '아이가 예뻐요'라는 댓글 때문에 기분이 좋아서 더 자주 올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나친 기대는 'SNS 우울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고대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호경 교수는 "현실에서 타인에게 인정받지 못하거나 인간관계가 만족스럽지 못한 사람은 가상현실에서 욕구를 충족하려 한다"며 "자신이 올린 글에 댓글수나 호응도가 저조하면 피로감·우울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독 유형은 특정 목적없이 수시로 스마트폰을 열어보는 것이다. 인터넷 뉴스나 카페글을 클릭하고 단순 게임에 몰두해 2~3시간을 훌쩍 넘긴다.
엄마의 스마트폰 중독은 아이에게 독이다. 아이와 가장 긴밀하게, 오랜 시간을 보내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 집중하다 안전사고를 예방하지 못할 수 있다. 특히 아이를 손에 안은 채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전자파 노출도 예상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따르면, 5세 이하의 전자파 흡수율은 성인의 1.5배에 달한다.
엄마의 잦은 스마트폰 사용은 아이에게 스마트폰이 장난감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아이의 대부분은 부모가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경우다. 특히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스마트폰을 선뜻 주는 것도 문제다.
엄마부터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나야 아이도 스마트폰을 멀리할 수 있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는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기기로부터 벗어나자는 취지의 '디지털 디톡스(Detox, 해독)' 바람이 불고 있다. 디지털기기의 독소(부작용)를 해독하자는 의미다.
오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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