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는 본연의 모습을 되찾는 것"
임언기 신부 특강
성아그네스성당서
- 먼저 근황을 소개해 달라.
"텍사스주 엘파소의 성 김대건 한인성당은 여기처럼 한인 신자가 많지 않다. 그 옆 뉴멕시코에 한인을 위한 공소(사제가 상주하지 않는 곳)가 있는데 그 곳도 함께 찾아가 미사하고 고백성사를 주고 있다. 5월에는 또다른 주에서 성장세미나를 하고 8월에 열리는 남가주 성령대회에 차동엽신부님, 반영억 신부님과 함께 초청강사로 참가하게 됐다. 참 반갑다."
-특강 주제가 사순시기인데 어떤 마음으로 지내야 하나.
"회개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 어떻게 하는 것이 회개인가.
"회개란 본연의 모습을 되찾는 것이다. 방법은 마태오 복음 6장에 명시되어 있다. 기도, 자선, 단식하라고 했다. 기도는 하느님과의 관계이고 자선은 이웃과의 관계이고 단식은 '자신과의 관계'이다. 이 세가지 관계가 제자리에 있을 때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다. 즉 자유로운 상태다. 하느님은 원래 우리를 자유로운 존재로 만드셨다. 그것을 되찾길 바라신다."
-금요일날 고기 먹지 않는 금육은 베지테리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것 같다.
"교회에서 지키라는 것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여 행하는가를 보면 자신의 신앙생활 현주소가 나온다. 채식주의가 금육을 지켰다고 생각한다면 앞서 말한 '자신과의 관계' 나아가 '하느님과의 관계'와는 아무 상관없는 행위다. 올바른 나와 관계는 욕구를 절제한다는 의미임을 다시 생각해보길 바란다. 이 시기에 좋아하는 게임을 끊는다면 그것이 나의 욕구를 다스리는 것이지 않을까. 현대인의 편리주의, 합리주의의 함정에 빠지면 안된다."
-강의 중에 인간의 구조에 대해 잠깐 언급하셨는데.
"우리는 겉이 육체이고 그 안에 영혼이 있고 또 그 영혼의 가장 중심부에 또 하나의 얼, 이것을 심령이라 하고 바로 '하느님이 머무시는 곳, 성령을 담는 그릇'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육체를 살리는 것은 음식이다. 영혼은 하느님의 진리(혹은 말씀)로 자란다. 한 중앙의 심령은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로 존재할 수 있다. 만일 이 그릇에 성령을, 하느님을 담지 않고 계속 부인하고 내쫓으면 '빛'과 '어둠'은 결코 함께 공존할 수 없는 특성이기 때문에 결국 빛은 그 자리를 떠나게 된다. 이것이 종교적으로 '죄의 상태'에 있다고 하는 것이다. 사순시기를 정하는 것도 하느님의 자리에 어둠을 계속 들여 보냈다면 더 늦기 전에 깨달아 다시 빛으로 채우라는 권고인 것이다."
-우리가 가장 잘 빠지기 쉬운 어둠이란 뭔가.
"우리 두뇌작용 중에서 기억과 상상력이다. 기억이란 좋고 나쁜 과거지사가 보관된 창고이고 상상력이란 이같은 재료로 미래를 상상해보는 것인데 이 때 어둠의 작용은 좋은 것은 제쳐놓고 나쁜 것만을 계속 들춰낸다. 잊을 수 없는 상처라든가 도저히 용서안되는 사람 등이 바로 어둠이 작용하는 것이다. 방법은 이같은 원리를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야 객관적으로 자신을 점검하여 빨리 나쁜 기억과 상상을 스톱시킬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깨어 있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권하는 성경구절이 있다면.
"언제나 기뻐하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시오. 모든 것에 감사하시오 라는 성경말씀을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한다. 도움이 되시길 바란다."
김인순 기자
☞임언기 신부는
1985년 사제서품을 미리내 천주성삼 성직수도회에서 받았다. 수도회의 첫 사제다. 미리내 성지는 성 김대건 신부 무덤이 있다. 이곳에서 매주 목요일 성시간(밤11시30분~12시30분)을 200~300명 순례자와 함께 지냈다. 수도회 원장을 역임하면서 14년동안 피정의 집에서 성직자 및 평신도 피정 및 성령 지도신부를 역임했다. 가주를 비롯한 동부와 하와이 등 한인 공동체에서도 성령세미나와 성장 세미나 지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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