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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추는 앵무새, 아마존으로 떠나다…애니메이션 '리오2' 카를로스 살다나 감독 인터뷰

Los Angeles

2014.04.1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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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아마존 정글이다. '리오2'(RIO 2)의 무대가 넓어졌다. 이제 주인공 블루는 전편에서 만난 쥬엘과 결혼해 세 아이를 낳았다. 쥬엘은, 자신의 가족 외에는 멸종된 줄 알았던 마코 앵무새가 아마존 정글에 있단 얘기를 듣고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얼떨결에 블루도 가족과 함께 아마존으로 향해 쥬엘의 아버지 에두아르도를 비롯한 수많은 마코 앵무새들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에두아르도는 인간들 세계에 친숙한 블루가 못마땅하다. 반대로 블루는 야생이 싫기만 하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사고가 일어나며 마코 앵무새들 모두가 위험에 처한다.

'리오2'에는 블루가 정글에서 겪는 이런 모험이 마치 한 편의 뮤지컬처럼 펼쳐진다. 일단 목소리과 노래를 겸한 캐스팅부터 입이 떡 벌어진다. 뮤지컬 영화 '레 미제라블'에서 노래 솜씨를 뽐냈던 앤 해서웨이가 전편에 이어 쥬엘을 맡았고, 대중음악계의 정상급 스타 윌 아이엠과 브루노 마스가 각각 블루의 친구 페드로와 새로 등장할 마코 앵무새 로베르토로 가세했다.그 덕에 '리오2'는 지금 당장이라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려도 될 것 같은 화려한 군무와 음악으로 꽉 차있다.

화려하고 정교한 비주얼도 놀랍다. 전편에서 리우 데 자네이루의 카니발을 실감나게 재현했던 카를로스 살다나 감독은 이번에 그를 뛰어넘는 공력을 보여준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

-속편을 기획한 이유는.

"'리오'를 만들 때부터 머릿속으로 '리오2'를 구상하고 있었다. 블루와 쥬엘의 아이들을 등장시켜 가족의 모험을 다루고 싶었다. 그래서 속편 제작 결정이 났을 때 빨리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아이스 에이지'도 시리즈로 이어졌는데, 사실 1편을 만들 때만 해도 속편을 내놓게 될 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었다. 성공을 거두고, 관객들이 원하니 만들게 됐다. '리오'도 큰 성공을 거두었기에 속편 제작이 가능했다. 무엇보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컸다."

-이번엔 아마존 정글로 무대를 옮겼는데.

"처음 '리오'를 만들 때는 미네소타주의 작은 도시부터 브라질의 리우 데 자네이루까지 모두 다 담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다. 그 극명한 대비를 보여주고 싶었다. '리오2'에서는 브라질에서도 리우 데 자네이루가 아닌 다른 곳을 보여주고 싶었다. 도시와는 다른 모습을 가진 곳을 찾다 보니 자연스레 아마존 정글이 떠올랐다. 놀라운 일이지만 사실 아마존은 브라질 사람들도 잘 모르는 곳이다. 직접 가보니 무척 크고 복잡하고 아름다웠다."

-아마존 정글을 묘사하는 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모든 게 크고 광활했다. 아마존에 가본 사람이라면, '리오2'에 나오는 강의 흐름과 색깔, 숲 속을 뛰어다니는 동물과 나무가 익숙하게 여겨질 거다. 아마존의 여러 부분을 연구하고 합쳐서 우리만의 아마존을 탄생시켰다."

-제시 아이젠버그가 또다시 블루 역을 맡아 목소리 연기를 한다.

"제시 아이젠버그와 쥬엘 역의 앤 해서웨이는 보석 같은 배우다. 제시는 블루와 완벽하게 어울린다."

-노래가 무척 훌륭하다. 독개구리 가비의 노래, 나이젤의 독창 등 하나하나 빛난다. 음악 작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이라면.

"음악은 이야기의 일부분이라는 걸 언제나 염두에 두고 작업했다. 음악이 재미있어지면, 이야기 또한 재미있어진다. 브라질 출신인 세르지오 멘데스 음악감독과 이번에도 함께했다. 무척 뛰어난 뮤지션이다. 음악감독을 필두로 재능 있는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해줬다. 로베르토 역의 브루노 마스는 특히 엄청났다. 뮤지션이 연기도 잘하는 게 아닌가. 하하하. 그와 함께 일한다는 건 무척 멋진 경험이었다. 캐릭터의 유머와 아픔을 모두 깊이 있게 표현하더라."

-파란 앵무새들의 군무는 웬만한 뮤지컬 못지 않다.

"그걸 만드는 작업도 무척 흥미로웠다.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같으면서도, 브라질 음악과 춤의 매력을 함께 녹이려 했다. 브라질의 많은 것에서 영향을 받았다. 서로 다른 문화가 소통하는 것을 지켜보는 일, 서로 다른 것을 접목시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일은 언제나 재미있는 작업이다."

-'리오2'를 만드는 동안 가장 힘들었던 점이라면.

"아무래도 탄탄한 이야기를 짜는 일이었다. 전편이 워낙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에 무척 행복했지만, 그만큼 부담이 되기도 했다. 어떻게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 것인가가 가장 고민됐다. 기술적인 도전도 있었다. 아마존을 표현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많은 새들이 나오는 장면을 만드는 것이 힘들었다. 새들이 축구하는 장면에는 수천 마리가 등장한다. 아, 정말 복잡했다."

-전편이 앵무새의 블루의 성장담이었다면, 이번엔 환경 보호라는 주제도 녹아있는데.

"맞다. 아마존은 고통받고 있다. 그래서 새들이 고향을 지키는 이야기로 풀어내려 했다. 블루와 쥬엘처럼 희귀한 앵무새를 어떻게 지켜야할지 고민해보고 싶었다. 물론 그보다는 블루와 쥬엘이 새로 만나는 가족과 소통하는 이야기가 핵심이다."

-한국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리오2'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다. 부모님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함께 보러 가줬으면 좋겠다. 나와 블루스카이의 모든 직원이 그런 마음을 담아 이 영화를 만들었다. 우리는 무엇보다 우리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든다."

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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