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한테 오셔서 쌍꺼풀수술 해달라는 한인들이 있어요.” 지난 26일 LA한인타운의 할리우드 장로병원 소강당에서 정형외과 세미나가 열렸다. 120명 여명의 참석자들 앞에 강사로 나온 송수일 정형외과 전문의는 아직도 ‘정형외과’와 ‘성형외과’를 구분 못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관절염에 대한 내용을 주로 강의했다.
#정형외과=뼈를 중심으로 있는 연골·근육·힘줄·인대와 뼈와 뼈를 잇는 부분인 관절, 그리고 위에 열거한 부위들과 관련된 신경과 혈관에 이상이 왔을 때 치료하는 곳이 정형외과다.
#문제가 많이 생기는 부위는=뼈와 뼈를 잇는 관절(joint)이고 병명이 관절염이다. 관절염이란 관절 부위를 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김으로써 잠을 못 잘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관절염 원인=뼈와 뼈사이에는 맞부딪치지 않도록 부드러운 쿠션역할을 하는 연골이 있는데 오래 사용하면 자연 마모되기 때문이다. 통계로 보면 50세 이상 80%가 연골 마모를 경험한다. 미국인 일곱명 중 한명이 관절염이 있다. 또 세가정 중에서 한 가정 꼴로 관절염 환자가 있다. 관절염의 종류는 2가지이다. 퇴행성 관절염이 가장 흔하다. 노인성 관절염이라고도 하는데 나이 들면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 하나가 류머티스성 관절염인데 면역체계에 문제가 생겼을 때 나타난다. 아직 의학적인 이유는 모른다.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발생될 수 있는데 여성에게 더 많고 주로 손과 발에 다발성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교통사고로 관절을 다쳤을 때 나이 들면서 후유증으로 관절염을 앓는 경우도 많다.
#증세=관절부위가 아픈 것이 증세다. 뻣뻣하고 거동도 불편하다. 부위가 붓기도 하고 뼈의 기형이 나타난다. 다리가 O자형으로 굽는 경우가 열 명 중 여덟, X자는 두명 꼴로 나타난다. 염증과 감염을 혼동하는 사람이 많다. 염증은 부어 오르는 것이고 감염은 외부에서 세균이 침입한 것이다. 관절염은 균이 아닌 염증이다.
#치료=체중감량(관절은 몸무게와 직결된다)과 식이요법, 운동으로 시작한다. 그 다음이 약물과 관절주사인데 관절염은 치료되지 않는 병이란 것을 이해해야 한다. 관절염 특효약을 묻는 환자들이 많아서 하는 말이다. 현재 100여 가지가 나와 있지만 특효약은 없다. 치료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다만 진통제, 붓기를 줄이는 소염제, 부위의 열이 내리는 해열제의 세가지 기능이 한꺼번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 관절염약은 위를 상하게 된다. 그래서 의사와 잘 의논해서 선정하라는 것이다.
관절염 치료가 안 되는 이유는 마모된 연골은 한번 닳아 없어지면 회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약을 먹어도 연골은 다시 생길 수 없다. 주사도 마찬가지다. 윤활유 역할을 해주어 관절의 뻣뻣함을 감소시켜준다는 주사약도 연구 결과 효과는 의심스러운 것으로 밝혀진 상태다. 마지막 치료는 그래서 인공관절을 갈아끼우는 관절수술(고관절 수술, 맞춤형 무릎관절 수술)인 것이다.
#관절수술=관절수술은 유럽쪽이 발달됐다. 5년전 나 역시 유럽에 가서 새로 실시되는 고관절과 맞춤형 무릎관절 시술을 배우고 와서 지금 환자들에게 적용하고 있는데 성과가 아주 좋다. 전통적 관절수술은 절개부위가 클 뿐아니라 근육을 자르기 때문에 수술시간도 길고 회복이 오래 걸리면서 통증이 심해서 환자들이 힘들어 했다. 지금 실시하는 수술들은 절개를 조금만 하면서 근육을 자르지 않고 근육과 근육사이를 이용해서 들어가기 때문에 1시간 안에 끝난다. 수술 후 빠른 경우 2주일 만에 걷는 사람도 있었다. 보통 2개월 후면 통증없이 보행이 가능해서 환자들이 통증에서 해방되어 기뻐한다.
#예방=마모되는 연골을 되찾을 수는 없다. 그러나 늦출 수는 있다. 방법은 자주 마디마디를 움직여 연골이 활성화되도록 하는 것이다. 오십견의 경우도 평소 어깨를 잘 움직이지 않은 사람일수록 심하게 겪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관절을 움직여주는 운동으로 환자들에게 항상 말하는 것이 우리가 잘 아는 국민체조다. 하루에 10분 정도 할애해서 어깨·팔·무릎 순서로 관절을 돌려준다. 그 다음이 체중이다. 관절과 직결되는 것이 몸무게다. 걸을 때 무릎관절은 몸무게의 2~3배 정도 무게를 받는다. 특히 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몸무게의 5배나 된다. 관절염 예방이 가장 큰 웰빙이다. 실천하길 바란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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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질문이 많았나 관절수술 성공율 90%…과격운동 피해야
양쪽 무릎 관절수술을 받았는데 수술 다음날부터 걸으라고 했다. 이유가 무언가.
"통증이 심한 줄 잘 안다. 그러나 위축된 근육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수술 직후부터 많이 움직일수록 회복이 빠르다. 아프다고 안 움직이면 근육이 원상태로 되는 걸 방해한다."
-곧 무릎관절수술을 받는다. 성공률은 어느 정도인가.
"관절 성형술에 있어서는 '현대 의학의 대성공'이라 할 정도로 성공률이 높다. 90% 정도다. 그러니 너무 걱정 안 해도 된다."
-평소 축구를 좋아하는데 무릎 관절수술 후에 다시 해도 되나.
"적당한 춤까지는 해도 된다. 하지만 과격한 운동은 피할 것을 권한다. 축구도 여기에 해당된다."
-20년 전부터 손끝마디가 불룩하게 자라고 있다. 약도 오랫동안 먹었는데 이제는 위가 다 상했다. 치료방법이 없나.
"치료방법이 없다. 너무 오래 진행되었다. 약으로 위가 상할만도 하다. 관절염약은 대부분 위를 상하게 하기 때문이다."
-팔을 상하좌우로 돌릴 때마다 '뚝 뚝'하는 소리가 나는데 괜찮은가.
"손가락과 무릎에서도 소리가 난다. 통증이 없다면 뚝 소리가 나도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그러나 통증이 느껴진다면 의사에게 보이는 것이 안전하다. 원인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